kt 홍성용의 각오 “트레이드마크도 버렸다”

입력 2017-06-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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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홍성용. 스포츠동아DB

약 20일 만에 다시 돌아온 1군 그라운드. 누구보다 그 소중함을 잘 알기에 간절함은 더욱 절실히 느껴졌다. kt 좌완투수 홍성용(31). 21일 수원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홍성용의 눈빛엔 절실함이 묻어났다. 투수조 고참이자 조장으로서 너무나 오랜 시간 자리를 비웠다는 미안함과 팀의 반등을 이끌겠다는 의지가 함께 엿보였다.

2일 1군에서 말소된 뒤 20일 다시 콜업된 홍성용은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투수조장이라는 위치는 1군에 오래 머물면서 선수들과 함께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내가 1군에 없을 때 대신 조장을 맡아준 후배 김재윤에게도 미안하다”고 말했다.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을까. 그의 트레이드마크와 같은 짧은 팔스윙을 버리고 새 투구폼을 장착했다. 홍성용은 “팔스윙을 짧게 돌린 이유는 타이밍 뺏기가 아닌 제구력 때문이었다. 그런데 최근 볼끝에 힘이 실리지 않아 고민했다”면서 “구속을 늘린다기보다 구위를 살리기 위해 팔을 전보다 크게 돌리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2군에서 도움을 준 이는 이상훈 퓨처스리그 감독과 박성기 투수코치다. 홍성용은 “사실 지금 kt 2군엔 나보다 어린 투수들이 수두룩하다. 나에게 신경을 쓰기가 어려우셨을 텐데도 폼을 일일이 봐주시면서 도움을 주셨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비록 1군에 머문 시간은 오래되지 않았지만, 투수조장으로서 임무도 착실히 수행할 생각이다. 홍성용은 “주장인 박경수 형이 하는 일이 너무 많기 때문에 분담하는 정도”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어린 동생들을 다독이면서 후배들이 건의사항이 생기면 이를 주장과 코치님들께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말 그대로 ‘형’처럼 도와주려고 한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다만 싫은 소리는 아끼지 않는다. 누군가는 쓴소리를 해야 팀이 돌아가기 때문에 그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다시 1군에 올라온 각오는 그리 거창하지 않다. 홍성용은 “내가 7~8이닝을 던지면서 팀 승리를 이끄는 선수가 아니라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그저 팀이 필요할 때 마운드에 올라가 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수원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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