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건강하게 만드는 힐만 감독의 ‘OPS 사랑’

입력 2017-06-24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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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힐만 감독. 스포츠동아DB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을 2번타자로 곧잘 기용한다. 보수적 관점에서 보자면 2번타자의 ‘고정 틀’을 벗어난 기용법이다. 로맥은 정확성(타율 0.212)보다 장타력(장타율 0.547)으로 특화된 타자이고, 총 타수(137)의 거의 3분의 1(34.3%)이 삼진(47)이다.

그럼에도 로맥을 상위타선으로 올리는 배경에는 힐만 감독의 ‘OPS(출루율+장타율) 중시’가 자리한다. 통계가 강조되는 현대야구에서 OPS는 더 이상 비주류의 숫자가 아니다. 그러나 머리로 아는 것과 실제 그렇게 실행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실제 23일까지 로맥의 OPS는 0.886이다. 삼진이 많아도 홈런(13)과 2루타(7)도 많다. 그러니 장타율(0.547)이 높고, 의외로 볼넷(25)이 많다. 4사구가 29개로, 총 타석(165)의 17.6% 비율이다. 보는 이들의 인상 이상으로 로맥은 ‘눈 야구’를 할 줄 아는 타자에 속한다.

SK 로맥. 스포츠동아DB


힐만 감독의 ‘OPS 사랑’은 SK 타선에 그대로 반영되는데 좋은 지표의 기준선으로 통용되는 0.800 이상을 넘는 타자가 즐비하다. 1.000을 상회하는 최정(1.093), 한동민(1.066)을 필두로 로맥, 나주환(0.858), 김동엽(0.849), 이홍구(0.838) 등이 0.800을 웃돈다. 정진기(0.781)도 근접하고 있다.

여기서 예외적인 존재가 조용호와 노수광이다. 두 타자는 체격이나 타격 스타일 상, 장타력에서 불리하다. 그러나 출루율에서는 장점을 지닌다. 실제 조용호는 발목을 다치기 전까지 SK의 1번타자로 중용됐다. 0.380에 달하는 출루율이 힐만 감독의 눈에 든 것이다.

힐만 감독은 명성이나 감(感)보다는 합리성에 의지한 확률을 믿는다. 선수는 감독의 코드에 맞춰야 출전할 수 있다는 식의 강박감 없이, 자기가 잘할 수 있는 야구를 하면 된다. SK의 근본적 건강함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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