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승+6연속 승’ 더 이상 울지 않는 SK 켈리

입력 2017-06-28 2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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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잠실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와이번스와 두산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SK 켈리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SK 메릴 켈리의 별명은 ‘켈크라이’였다. 이름 켈리의 ‘켈’과 ‘울다’라는 뜻의 영어단어 ‘크라이(Cry)’의 합성어였다. 그가 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유난히 승복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지난 시즌에는 무려 200.1이닝을 소화하고, 방어율 3.68(리그 공동 4위)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지만 9승(8패)에 그쳤다. 타선의 득점지원이 유난히 적었고, 그가 등판하는 날마다 불펜진도 번번이 무너졌다.

그러나 올 시즌 켈리는 더 이상 울지 않는다. 그는 아직 전반기가 끝나기도 전에 10승(3패)을 달성했다. 4월 이후 패전이 없다. 5월 6일 고척 넥센전부터 등판한 10경기에서 파죽의 9연승을 달렸다. 5월 24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7이닝 10안타 5실점으로 흔들렸지만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을 면했고, 5월 30일 수원 kt전부터 등판한 6경기에서 모두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28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7이닝 동안 7안타 8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시즌 10승째를 수확했다.

켈리가 이토록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데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발전하려는 노력이 숨어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을 준비하면서 체인지업을 갈고 닦았다면 올 시즌에는 커터를 좀더 예리하게 가다듬었다. 실제 올해 커터는 그의 주무기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유인구로 커브를 사용하면서 타자들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이날도 켈리는 최고 구속 154㎞의 빠른 공과 직구와 비슷한 속도(최고 시속 149㎞)로 날아오다 홈플레이트에서 날카롭게 꺾이는 컷패스트볼(커터), 각도 큰 커브와 체인지업 등 4개 구종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두산 타자들을 맘껏 요리했다. 6회와 7회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가 나갔지만 빼어난 위기관리능력을 발휘하면서 무실점으로 틀어막을 수 있었던 비결도 여기에 있었다.

켈리의 호투에 힘입어 SK도 3-0 완승을 거두고 6연승을 내달렸다. 팀의 강점인 홈런포는 터지지 않았지만 4회 연속 4안타를 때려내며 2득점하며 짜임새 있는 타선의 모습을 보였다는 게 고무적이다. 팀은 이날 승리로 3위 자리를 확고히 하면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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