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당시 두산 내부에서는 ‘외국인 투수 더스틴 니퍼트의 기량이 절정이다. 수년간 공들인 야수진도 신체적 전성기에 도달했다’는 자신감이 컸다. 경영진은 우승을 위한 마지막 퍼즐로 구단 역사상 사실상 첫 번째 외부 FA카드로 장원준을 선택했고 결과는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어졌다.
‘장원준 효과’는 정상급 외국인 선발 2명에 현재 에이스, 그리고 추가 대형 FA투수가 합류하면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학습 효과로 이어졌다. 부상 위험성이 높아 기피됐던 FA선발 투수의 쟁탈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이제 각 팀은 대형 타자 FA로 방향을 돌리고 있다. 최형우(34)가 KIA 이적 후 보여주고 있는 강력한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 심리다.
KIA 최형우.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4년 총액 100억원을 받고 KIA 유니폼을 입은 최형우는 2017시즌 전반기 84경기에 출장 해 타율 0.374(305타수 114안타), 22홈런, 81타점을 기록 중이다. OPS는 1.170으로 슈퍼스타급 숫자다. 단연 압도적인 리그 1위다.
좌타자 최형우의 존재는 나지완, 이범호, 김주찬에 안치홍, 김선빈 등 그동안 KIA 주축 오른손 타자들과 큰 시너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최형우가 대폭발하면서 하나의 살아있는 선으로 구성된 타선 전체가 맹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KIA의 전반기 팀 타율은 0.310로 리그 1위, 팀 OPS는 0.862로 1위다. 팀 홈런 99개는 153개를 기록 중인 SK에 이은 2위지만 팀 타수당 타점은 0.18점으로 SK 0.15점보다 오히려 높다. 그만큼 타선 전체의 타점 생산 능력이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2017시즌을 앞두고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최형우 영입을 첫 번째 목표로 정했다. 해외진출을 고민하고 있던 양현종을 대체할 수 있는 차우찬이 있었지만 공들여 키운 유망주 투수와 과감한 투자를 한 외국인 선발진을 믿은 결정이었다. 최형우는 기존 KIA 야수들과 유형과 장점에서 중복전력이 아닌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FA시장에서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에 대한 냉정하지 못한 맹목적 투자, 비장기적인 중복 투자는 실패 확률이 높다. 최형우는 FA역사상 첫 번째 100억원 계약이었지만 충분한 검토와 준비가 있었기 때문에 큰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