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만 은퇴시즌? 이호준도 있다

입력 2017-07-18 05:30:00

NC 이호준. 스포츠동아DB

15일 화려하게 마무리 된 2017 KBO 올스타전의 주인공은 삼성 이승엽(41)이었다. 스스로 은퇴를 예고한 시즌에 팬들의 선택으로 베스트12에 뽑힌 이승엽의 마지막 올스타전은 감동적인 무대였다.

1등만 기억하는 세상이지만 김재현(2009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2010년 시즌 후 은퇴선언), 이승엽에 이어 KBO 역사상 세 번째로 은퇴를 사전 예고한 선수도 열심히 마지막 시즌을 보내고 있다. 바로 KBO에서만 2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NC 이호준(41)이다.

이승엽과는 정반대로 올스타베스타12, 감독추천 선수에도 뽑히지 못했고 팀에서도 주전이 아니다. 그러나 이호준은 자신의 프로경력 햇수보다 나이차가 많은 어린 조카뻘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며 전혀 다른 의미의 뜻 깊은 은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이호준의 뒤를 이어 NC의 지명타자를 맡고 있는 모창민은 “이호준 선배가 있을 때와 없을 때 덕아웃 분위기부터 다르다. 기술적인 조언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잠재적인 포지션 경쟁 상대가 ‘1군 엔트리에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는 흔치 않은 바람이다.

이호준은 올 시즌 팀 세대교체 바람 속에 잦은 부상까지 겹쳐 1군 엔트리에 빠져 있는 날이 많지만 여전히 덕아웃의 코미디언, 클럽하우스의 따뜻한 리더로 역할이 크다.

이호준은 “전성기 때 아무리 야구를 잘 해도 이승엽에게 뒤져 골든 글러브를 한번도 못 받았다. 나이를 먹은 후에도 이승엽이 일본에서 돌아와 기회가 없었다”며 웃곤 한다. 그래도 올 시즌을 앞두고 스스로 은퇴시즌을 선언한 이호준에게 분명한 목표이자 큰 꿈이 있다. 2013년 NC 1군 첫 주장을 맡자마자 “팀의 첫 번째 우승 멤버가 되고 싶다”고 했던 바람이다. 영원한 1등 이승엽도 은퇴시즌 팀의 하위권 성적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이호준은 손수 성장을 도운 후배들과 선두싸움을 함께 하고 우승에 도전하는 큰 호사를 누리고 있다. 야구계에 회자되는 말이 있다. ‘인생은 이호준처럼.’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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