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여름과 작별이 반가운 대식가 포수들

입력 2017-08-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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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포수 박세혁. 스포츠동아DB

8월 중순으로 접어들며 야구장에는 벌써 시원한 바람이 불고 있다. 여전히 여름이지만 선수들이 체감하는 날씨는 7월과 많이 다르다. 여기저기서 “시원하다~”는 말이 들린다.

여름과 작별이 가장 반가운 포지션은 포수다. 야구에는 ‘투수는 왕족, 외야수는 귀족, 내야수는 평민, 포수는 노예’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포수는 힘들고 어려운 포지션이다.

특히 여름이 고역이다. 한 게임을 홀로 책임질 때면 쭈그리고 앉아서 120개, 130개의 공을 받아야 한다. 다시 투수에게 던지고 블로킹하고, 까다로운 타구가 유격수 또는 3루수 쪽으로 갈 때면 1루로 뛰어 악송구도 대비해야 한다. 무엇보다 무거운 헬멧에 가슴과 다리에 프로텍터까지 차고 뛰어야 한다.

포수들은 한 여름 한 경기를 뛰고 나면 3㎏가까이 체중이 줄어든다. 장기 레이스를 소화하려면 빠진 체중을 빨리 수분과 고단백 식단으로 보충해야 한다. 포수 중에 대식가가 많은 이유다. 두산 포수 박세혁은 “많이 먹어야 한다. 무더위가 심한 날은 3㎏정도 빠지는데 곧장 보충을 해야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수는 수비 훈련 때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대부분 장비를 모두 착용한다. 경기 전 이미 훈련용 유니폼은 땀에 흠뻑 젖는다. 경기를 뛰고 나면 녹초가 된다. 당연히 입맛이 없고 물만 마시고 싶을 때가 많다. 그러나 먹어야 한다. 선선한 가을바람이 가장 반가울 수밖에 없는 그라운드의 살림꾼 안방마님들의 애환이다.

사직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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