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이터’ 윤성환이 쌓아올린 1600이닝의 값어치

입력 2017-08-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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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윤성환.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삼성 윤성환(36)이 KBO리그 22번째로 1600이닝 고지를 밟은 주인공이 됐다. 그는 1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원정경기에서 9이닝1실점 호투로 대기록의 금자탑을 쌓았다. 경기 전까지 통산 1593.2이닝을 소화하고 있었는데, 이날 홀로 9이닝을 책임지며 가뿐하게 1600이닝을 돌파했다.

윤성환의 올 시즌 종전 최다이닝 경기는 4월 8일 수원 kt전이었다. 당시 8이닝1실점의 호투를 펼쳤으나 팀 타선지원 부족으로 완투패를 떠안았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결과가 달랐다. 타선은 윤성환의 투혼에 즉각 응답했다. 10회초에만 4득점하며 5-1의 넉넉한 리드를 안겼다. 또 한명의 베테랑 권오준(37)이 10회말을 깔끔하게 마무리해 ‘에이스’의 시즌 9승을 완성시켰다.

천신만고 끝에 거둔 승리였지만 정작 윤성환은 담담했다. 경기 후 시즌 9승과 관련해 묻자 “승은 정말 운이 따라줘야 하는 것 같다. 지난 경기에서는 5실점을 하고도 승리투수가 됐다. 오늘도 타선의 마지막 집중력 덕분에 승을 챙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닝 기록에 대해서는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선발투수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매번 6이닝을 던진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1600이닝 기록에 대해서는 경기 전까지 알지 못했다. 하루하루만 생각하는 스타일인데, 그게 모여서 좋은 결과를 만든 것 같다”고 했다.

10승에는 단 1승만을 남겨 놓고 있지만 그의 남은 시즌 목표는 여전히 이닝이었다. 윤성환은 “시즌 전에 세웠던 목표가 있다. 역시 170이닝은 던져야 하지 않겠나. 그 목표를 꼭 이뤘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심스럽게 2000이닝에 대해 묻자 이번에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나는 멀리 보지 않는 스타일이다. 통산 기록에는 큰 관심이 없다. 오늘과 내일만 생각하며 지금까지 살아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러다 보면 다른 것은 따라오지 않겠나”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수원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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