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우승을 보증할 ‘6의 법칙’은 유효할까

입력 2017-10-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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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김강률-함덕주(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두산은 2016년 한국시리즈(KS)에서 NC를 4연승으로 깼다. 압도적 전력 이상의 놀라운 기록은 두산이 활용한 투수의 숫자였다. 4경기 37이닝(연장 한 차례 포함)에서 단 6명의 투수로 KS를 끝냈다.

당시 두산은 KS 1차전 니퍼트(8이닝)~이용찬(2.1이닝)~이현승(0.1이닝), 2차전 장원준(8.2이닝)~이현승(0.1이닝), 3차전 보우덴(7.2이닝)~이용찬(1.1이닝), 4차전 유희관(5이닝)~이현승(2.2이닝)~이용찬(1.1이닝)을 올렸다. 더욱 경이로운 대목은 4경기 37이닝에서 두산 투수진의 실점은 단 2점뿐이었다는 점이다. 1·3차전은 무실점이었고, 2·4차전에서 1실점한 것이 전부였다.

소위 두산 ‘판타스틱 4’ 선발진은 2017년에도 유효하다. 전원 15승 이상을 달성한 2016년만큼은 아니더라도 내구성은 여전하다. 어깨 부상이 길었던 보우덴(3승5패)을 대신해 함덕주(9승8패)가 자리를 잡았다. 니퍼트(14승8패)~장원준(14승9패)~유희관(11승6패)이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불펜도 이현승이 예년만 못했지만 이용찬이 22세이브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김강률~김승회~김명신으로 짜여진 ‘KKK 불펜’이 등장해 더 두꺼워졌다. 2016년에 비해 마운드의 활용폭은 오히려 더 넓어진 셈이다.

그러나 큰 틀에서 두산 ‘6의 법칙’은 2017년 가을야구에서도 살아있다. 일단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의 선발진은 불변이다. 그리고 지난해 이현승~이용찬이 맡았던 불펜필승 계투를 2017년에는 함덕주~김강률이 맡을 예정이다. 함덕주가 승부의 고비에 등판하는 불펜의 ‘키맨’을 맡는다. 마지막 투수는 시즌 막판 마무리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준 김강률(7승2패 12홀드 7세이브)이다.

결국 두산은 이 6명의 투수로 PO를 끝내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다. 이밖의 불펜투수들이 올라오는 상황은 두산이 당초 설계 바깥의 변동성에 휘말렸을 때라고 볼 수 있다.

두산은 2015년 준플레이오프(준PO)부터 시작해 우승까지 해냈다. 가을야구에서 무려 10승을 해낸 것이다. 2016년에는 KS에 선착해 4승으로 간단히 끝냈다. 그리고 2017시즌 두산은 PO부터 포스트시즌을 출발한다. KBO리그 역사상 3년 연속 우승을 일궈낸 경우는 있었지만 각기 다른 시리즈에서 출발해 최종 우승을 해낸 팀은 한번도 없었다. 두산이 새로운 역사에 도전하는 셈이다.

두산은 1982년과 1995년, 2001년, 2015~2016년 총 5번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PO에서 출발해 우승한 적은 전신 OB시절을 포함해 단 한번도 없었다. 1986~1987년, 1999년~2000년(양대리그 시절), 2005년 2007~2008년 총 7차례 PO에서 출발해 우승을 노렸으나 모조리 실패했다. KS 3연패를 해내면 ‘왕조(다이너스티)’라는 칭호를 붙이기에 어색하지 않다. 역사상 한번도 가보지 못한 ‘꽃길’을 노리는 두산이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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