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프로야구 달구는 마무리 조기등판론

입력 2017-10-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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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강률. 스포츠동아DB

NC와 플레이오프(PO)를 치르고 있는 두산 김태형 감독은 17일 1차전을 앞두고 마무리 김강률의 적극적 활용을 공언했다. 그러나 5-13으로 완패한 뒤 “8회에 이현승이 막아주면 김강률을 붙이려고 했는데 대량 실점했다”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5-6으로 뒤진 8회초 1사 2루서 등판한 이현승은 첫 타자 이호준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나성범을 고의4구로 걸러 2사 1·3루로 몰렸다. 지석훈과 스크럭스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아 5-8로 스코어가 벌어지면서 사실상 승부의 추는 NC로 기울고 말았다.

마무리는 불펜의 에이스다. 가장 강력한 공을 던진다. 또 수많은 위기를 이겨냈기에 심장도 튼튼하다. 이현승이 지석훈에게 중전적시타를 허용한 장면을 지켜본 직후 조범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스크럭스 타석을 앞두고 “또 맞을 것 같다”고 예상했는데, 결국 우전적시타가 이어졌다. 만약 김 감독이 경기 전 언급의 연장선상에서 김강률 카드를 적어도 2사 1·3루서 꺼냈더라면 1점차를 유지했을 수도 있다.

단기전에선 세이브 상황이 아니더라도 마무리를 기용하는 것이 최근 야구의 트렌드다. 가장 확실한 카드를 활용도 못하고 패하면 거센 비난이 뒤따른다. 메이저리그가 특히 그렇다. 지난해 볼티모어 벅 쇼월터 감독은 토론토와의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 마무리 잭 브리튼을 쉬게 한 채 연장 11회 2-5 끝내기 패배를 당해 논란을 불렀다.

켄리 잰슨.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올해도 비슷하다. 16일(한국시간) 시카고 컵스-LA 다저스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2차전이 대표적이다. 1-1 동점이던 9회초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마무리 켄리 잰슨을 투입했지만, 컵스 조 매든 감독은 9회말 끝내기 상황임에도 마무리 웨이드 데이비스를 아꼈다가 저스틴 터너에게 3점홈런을 맞고 말았다.

물론 마무리 조기투입은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다. 8일 준PO 1차전에서 롯데가 손승락에게 2이닝을 던지게 했다가 연장 11회 대거 7실점하며 NC에 2-9로 패했듯,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손승락이 틀어막은 9~10회가 있었기에 11회 승부도 가능했다. 단기전에선 내일이 없는 법이다.

정재우 전문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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