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황금장갑처럼 빛난 말의 성찬

입력 2017-12-13 1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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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롯데 이대호가 조원우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13일 서울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은 한 해 KBO리그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는 뜻 깊은 행사였다. 누구나 꿈꾸는 무대지만 아무나 참가할 수 없는 곳, 리그를 대표하는 KBO스타들이 총출동해 뜨거운 말의 성찬을 펼쳤다.

외국인 선수들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1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은 이대호는 “정말 몰랐다. 받을 줄 알았으면 나비넥타이 메고 오는 건데 후회된다”고 웃으며 “골든글러브를 받으니 ‘한국에 돌아오기를 정말 잘했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유격수 부문 수상자인 ‘작은 거인’ 김선빈(KIA)은 꽃다발을 양손 가득 든 채 수상소감을 위해 “마이크 높이를 내려 주세요”라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지명타자 수상자 박용택(LG)은 “내년 마흔이다. 불혹은 어떤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이다. 내년 우리 LG 동생들 10명 정도 후보에 오를 수 있도록 좋은 팀 분위기 만들겠다”고 다짐해 LG 팬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삼성 소속으로서 포수 부문을 수상한 강민호는 울먹이며 “롯데 팬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부산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2017 타이어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1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LG 박용택이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외야수 부분 후보로 참가한 나성범(NC)은 “그동안 경험을 돌이켜보면 의상과 머리스타일이 화려한 사람이 꼭 상을 받더라. 오늘 저는 아닌 것 같다. 내년에는 꼭 받고 싶다”고 말했다. 결국 그는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열아홉 신인으로 외야수 골든글러브 후보에 오른 이정후(넥센)는 ‘아버지(이종범 MBC스포츠+ 해설위원)께서 어떤 응원을 해줬나?’라는 질문에 쑥스럽게 웃으며 “사실 아버지가 일정이 있어 집에 안 계셔서 못 뵈고 나왔다. 오늘은 (김)하성이 형 꽃다발 주러 왔다”고 말했고, 그의 예감 역시 틀리지 않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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