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체력→멘탈’ 롯데 조원우표 관리야구의 진화

입력 2018-03-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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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조원우 감독은 2017시즌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놨다. 전반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무리하지 않고 선수의 체력을 관리한 것이 후반기 대반격이란 결과로 이어졌다. 조 감독은 이제 체력을 넘어 선수들의 멘탈까지 관리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관리야구’는 원래 좋은 어감이 아니었다. 감독이 선수의 동선을 세세히 통제하는 리더십으로 통했다. 심지어 마인드까지 지배하려 들었다. 김성근 전 감독이 이 범주에 들어가는 리더다.

그러나 롯데 조원우 감독은 이 ‘관리’의 개념을 바꿔놓았다. 관리의 주체를 감독이 아닌 선수에 둔 것이다. 풀어쓰면 감독이 선수를 쥐어짜기 위한 관리가 아니라, 감독이 선수를 오래 쓰기 위해 관리해주는 관점이다. 이런 관리라면, 선수에게 더할 나위 없는 방향이다.

조 감독의 ‘관리야구’는 2017년 롯데를 구했다. 전반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조 감독은 선수를 아꼈다. 계약 마지막 시즌이었던 사실을 고려하면 더욱 인상적이었다. 늘 뒷심이 딸린다는 지적을 받았던 롯데 야구는 후반기 대반격을 해냈다. 후반기 승률만 따지면 전체 2위였다. 롯데는 80승(2무62패)을 거둬 3위에 올랐다. 80승은 1982년 롯데 창단 이래 단일시즌 최다승이었다.

롯데가 조 감독에게 3년 재계약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준 결정적 사유 중 하나도 바로 관리의 능력을 평가한 덕분이었다. 조원우 감독이라면 성적과 육성, 어느 한 쪽으로 기울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담겨있다.

롯데 조원우 감독.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이런 조 감독에게 2018시즌은 관리의 영역을 확장할 시간이다. 체력관리를 넘어서 멘탈관리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2018시즌 롯데의 선수층은 그 어느 때보다 두꺼워졌다. 체력관리는 한결 수월해졌다. 그러나 안방과 3루에서 롯데는 아직 주인을 찾지 못했다.

포수는 나종덕(20), 나원탁(24), 김사훈(31), 강동관(22) 등이 경합 중이다. 풀타임 주전경험을 해본 선수가 없다. 김사훈을 제외하면 나이도 어리다. 경쟁이 격화되고, 포수를 지적하는 시선이 많다보니 선수들은 경직될 수밖에 없다. 자칫 심리적 내상을 입을 수도 있다. 3루수도 롯데는 루키 한동희(19)를 전략적으로 키울 방침이다. 한동희 역시 가지고 있는 실력을 발휘하려면 심리적 안정감이 전제가 된다.

롯데 한동희. 스포츠동아DB


부족한 점이 많이 눈에 띄어도 롯데 코칭스태프가 질책보다 인내로 임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 안목에서 선수들의 성장 없이 롯데의 불확실성은 제거될 수 없다. 현대 스포츠는 선수들의 심리상태까지 리더가 살펴야한다. 다행히 롯데와 조 감독은 그 필요성에 눈을 뜨고 있다. 그 변화된 분위기가 이미 내부에서 감지되고 있다는 평가다. 조 감독의 리더십에 눈길이 가는 이유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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