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부터 빅뱅, 순수 신인의 시대가 열린다!

입력 2018-03-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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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년에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다. KBO리그에 모처럼 수준급 ‘순수 신인’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삼성 양창섭(왼쪽)과 kt 강백호는 고교를 졸업하고 막 KBO리그에 발을 디뎠음에도 신인왕을 노릴 만한 대형 알짜 루키로 꼽히고 있다.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새 얼굴의 등장은 보는 이들을 설레게 한다. 매 시즌 시작에 앞서 신인 선수들이 조명을 받는 것도 이와 궤를 같이한다. 특히 이들이 갓 입단한 프로 초년생이라면 관심이 더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다. 프로야구 2018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기대가 큰 이유도 시범경기부터 잠재력을 뽐내고 있는 ‘순수 신인’들이 있어서다.

KBO리그는 그간 순수 신인 기근에 시달렸다. 2007시즌 두산 임태훈 이후 2016시즌까지 입단 첫해 신인왕을 차지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2017시즌 이정후(20·넥센)의 신인왕이 더욱 특별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데뷔 첫해 전 경기(144게임)에 출장해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의 신인답지 않은 성적을 거뒀는데, 순수 신인 중에선 그야말로 ‘군계일학’이었다. 기존 선수들과 견줘도 전혀 뒤지지 않는 성적을 냈다. 진정한 ‘루키’의 등장에 팬들은 흥분했다.

그런 점에서 올해 시범경기의 루키 전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 눈이 즐겁다. 특히 2018시즌 신인 2차지명회의에서 전체 1~2순위로 지명된 고졸 신인 강백호(kt)와 양창섭(삼성), 1차지명자 한동희(롯데), 곽빈(두산·이상 19) 등은 당장 팀 전력에 플러스가 될 재목으로 기대를 모은다. 십수년간 프로야구에서 볼 수 없었던 ‘순수 신인 풍년’이다.

1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릴 kt위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8 kbo리그` 시범경기 2회말 삼성 양창섭이 kt 강백호 타석에 역투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 강백호·양창섭, 신인 투타 핵심

서울고 시절 포수와 투수, 야수 포지션을 모두 소화하며 잠재력을 뽐낸 강백호는 프로 무대에선 외야수로 전향해 타격에 집중하고 있다. 시범경기 5게임에서 타율 0.429(14타수 6안타), 3타점, 출루율 0.556의 성적을 거두며 기대를 키우고 있다. 18일 수원 롯데와 시범경기에선 9회 끝내기 안타를 터트리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덕수고 시절 황금사자기대회 2연속 MVP에 빛나는 양창섭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때부터 존재감을 뽐냈고, 시범경기에선 13일 수원 kt전 한 게임에 등판해 4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최고구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커브, 스플리터 등의 다양한 변화구를 지닌데다 경기운영능력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덕수고 조용준 투수코치는 “(양창섭은) 구속이 안 나올 때는 그에 맞게 경기를 풀어가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롯데 한동희-두산 곽빈(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두산 베어스



● 한동희·곽빈, 1차지명 받을 만 하네!

롯데는 3루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2016시즌이 끝나고 프리에이전트(FA) 황재균(현 kt)이 팀을 떠난 뒤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한동희가 안정된 수비를 자랑한 덕분에 고민을 한결 덜어낸 모양새다. 시범경기 5게임에서 타율 0.375(16타수 6안타), 2타점을 기록 중인데다 실책이 단 하나도 없다. 팀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를 갓 입단한 신인이 해결한다면 그보다 좋은 시나리오도 없다.

곽빈은 최고구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와 커브, 포크볼 등 변화구 구사능력이 수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 자원이다. 우완 선발자원이 부족한 한국 야구의 현주소를 고려하면, 곽빈에 대한 기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16일 사직 롯데와 시범경기에선 3이닝 3실점을 기록했는데, 공격적인 승부와 강력한 구위로 합격점을 받았다.

이들 모두 1군 무대에 서는 것을 넘어 신인왕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을 터다. 자연스럽게 2년 연속 ‘순수 신인왕’의 탄생을 기대케 하는 대목이다. 그 경쟁이 치열하다는 것은 그만큼 미래 자원이 많다는 뜻이다. 2018시즌의 새로운 화두가 될 흥미로운 ‘루키 전쟁’의 최종 승자는 누구일까.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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