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구사랑 박건우의 리드오프 진화완료

입력 2018-03-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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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건우. 스포츠동아DB

두산 박건우(28)는 초구를 사랑하는 타자다. 에이스급 투수를 상대할 때도 초구를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그만큼 자신의 타격 존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크기 때문이다. “초구를 쳐야 다음 타석 때도 더 다양한 전략이 가능하다”는 영리한 판단도 있다.

올 시즌 두산 김태형 감독은 박건우를 첫 번째 리드오프로 구상하고 있다. 시즌 20홈런이 가능하고 발도 빠른 박건우가 ‘강한 1번’으로 적격이라는 판단이었다.

초구공략을 선호하는 박건우에게 리드오프는 부담이 큰 자리다. 박건우는 “어떤 타순이든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1번이 가장 어렵다. 1회 첫 타자가 초구부터 범타를 치면 아쉬움이 더 크다. 선발 투수의 공을 다음 타자들이 하나라도 더 보게 만드는 역할도 중요하다. 1번을 맡으면 그런 부분도 머릿속에 그리며 타석에 서겠다”고 말했다.

시범경기에서 주로 1번에 기용되고 있는 박건우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미 진화를 마친 모습이다.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시범경기에서 리드오프로 선발 출장해 역전 3점 홈런 포함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2로 뒤진 5회말 1사 1·2루에서 한화 두 번째 투수 김민우의 4구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중월 역전 3점 홈런을 날렸다. 앞서 1회말에는 선두 타자로 중전 안타를 치며 리드오프로 만점 역할을 다했다.

박건우는 지난해 주로 3번 타자로 출장하며 177안타 20홈런 타율 0.366으로 활약했다. 리드오프로 변신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빨리 자리를 잡으며 더 까다로운 타자로 성장했다. 시범경기 기간 홈런은 2개, 타율은 0.350(20타수 7안타)을 기록 중이다. 두산은 타선의 출발 리드오프에 대한 고민 없이 개막을 맞게 됐다.

잠실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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