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듀브론트 면담이 내포하는 메시지

입력 2018-04-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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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커리어가 화려한 롯데 펠릭스 듀브론트는 특급 선발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시즌 초 4경기 3패 방어율 9.68로 깊은 부진에 빠졌다. 조원우 감독은 17일 직접 면담을 했다. 스포츠동아DB

아무리 야구 모른다지만 견적은 낼 수 있어야 한 시즌을 견딘다. 그런 점에서 롯데의 당혹은 당장의 성적 탓이 아니다. 저력이 있다면 순위는 올라가는 법이다. 고민은 당연히 해줄 것이라 계산에 넣었던 선수가 못해주고 있는 불확실성이다.

메이저리그 출신 외국인 좌완선발 펠릭스 듀브론트(32)가 그렇다. 영입 시점만 해도 ‘롯데가 대단한 투수를 뽑았다’는 호평이 대세였다. 오키나와 평가전과 시범경기 결과가 그리 위압적이지 못했음에도 회의적 시선은 거의 없었다. 큰 이견 없이 롯데의 2018시즌 개막 선발로 내정됐다. ‘월드시리즈까지 경험한 커리어가 말해줄 것’이라는 낙관이 깔려있었다.

그러나 17일 시점에서 듀브론트의 성적은 4경기(17.2이닝) 3패 방어율 9.68이다. 승은 없다. 롯데가 개막 7연패에 빠진 결정적 원인 중 하나였다. 제1선발의 투구가 이 모양인데 팀이 치고 올라갈 수가 없다. 내색은 아껴도 롯데 안에서 가장 답답해하는 지점이다.

급기야 롯데 조원우 감독은 17일 오전 듀브론트와 면담을 가졌다. “보다 공격적으로 던져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원론적 얘기일 수 있겠지만 이 타이밍에 굳이 이런 메시지를 남긴 맥락이 중요하다. 17.2이닝을 던지는 동안 듀브론트의 투구수는 365구에 달했다.

루키 윤성빈이 21이닝 동안 378구를 던진 것과 비교하면 듀브론트가 얼마나 비효율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듀브론트가 일찍 내려가면 그 부담은 온전히 불펜 몫이 된다. 가뜩이나 롯데는 박세웅, 송승준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져 있는 실정인지라 불펜이 짊어질 비중이 작지 않다.

아직 퇴출 운운은 이르다. 그러나 ‘이대론 안 된다’는 기류 또한 선명하다. 듀브론트가 무너지면 롯데의 순위 예측도 내려갈 수밖에 없다.

사직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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