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레전드이자 KBO 홍보대사인 이승엽이 22일 대구에서 열린 KT-삼성전에 앞서 자서전 ‘나.36.이승엽’ 발간 기념 팬 사인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심스럽게 모자에 사인을 부탁한 아이는 순식간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머릿속에 ‘입력’된 모습이었다. 기대 이상의 ‘성과’에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KBO 이승엽(42) 홍보위원이 정규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 22일 KT-삼성전을 앞두고 열린 자신의 자서전 ‘나.36.이승엽’ 발간 기념 팬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그의 땀과 추억이 오롯이 남아있는 대구를 방문했다.
사전 공모를 통해 모집된 200여명의 팬들은 저마다 준비한 야구용품을 꺼내 들고 길게 줄을 늘어섰다. 공, 유니폼, 자서전 등 쉴 새 없이 계속되는 사인 요청 세례에 약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러나 이승엽은 지친 모습이 없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사인을 받아간 아이에게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까지 벗어 건네 줄 정도로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22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 경기에 앞서 KBO 홍보대사 이승엽이 자서전 ‘나.36.이승엽’ 발간 기념 팬 사인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사인회가 끝나자 행사 진행자는 이승엽에게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며 마이크를 건넸다.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 이승엽은 깜짝 제안까지 곁들였다. 그는 팬들의 사진 요청에 “아 그럼 제가 들고 찍는 건 어떨까요?”라며 팬의 휴대폰을 직접 집어 들었다. 팬들과 함께 ‘셀카’를 찍기 위해서였다. 휴대폰이 ‘당첨’된 팬은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평생 기억할 ‘인생샷’을 남겼다.
사인회가 끝나고 난 뒤 이승엽은 “사인회에 와주신 많은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 내가 잘 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낸 책이 아니다. 좋은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파 책을 냈다. 부끄럽지만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의 자서전 ‘나.36.이승엽’은 판매 수익금 전액이 이승엽야구장학재단을 통해 유소년 야구꿈나무들에게 기부된다. 이승엽은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지난 8일 공식 출범시키고, 재단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대구|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