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이 되어 이승엽이 ‘라팍’에 돌아온 이유

입력 2018-04-2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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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레전드이자 KBO 홍보대사인 이승엽이 22일 대구에서 열린 KT-삼성전에 앞서 자서전 ‘나.36.이승엽’ 발간 기념 팬 사인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모자? 그래 그럼 바꿔 쓰자!”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심스럽게 모자에 사인을 부탁한 아이는 순식간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머릿속에 ‘입력’된 모습이었다. 기대 이상의 ‘성과’에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KBO 이승엽(42) 홍보위원이 정규시즌 개막 후 처음으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 22일 KT-삼성전을 앞두고 열린 자신의 자서전 ‘나.36.이승엽’ 발간 기념 팬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그의 땀과 추억이 오롯이 남아있는 대구를 방문했다.

사전 공모를 통해 모집된 200여명의 팬들은 저마다 준비한 야구용품을 꺼내 들고 길게 줄을 늘어섰다. 공, 유니폼, 자서전 등 쉴 새 없이 계속되는 사인 요청 세례에 약 한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그러나 이승엽은 지친 모습이 없었다. 가장 마지막으로 사인을 받아간 아이에게 자신이 쓰고 있던 모자까지 벗어 건네 줄 정도로 세심한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22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 경기에 앞서 KBO 홍보대사 이승엽이 자서전 ‘나.36.이승엽’ 발간 기념 팬 사인회를 갖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사인회가 끝나자 행사 진행자는 이승엽에게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며 마이크를 건넸다. 연신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 이승엽은 깜짝 제안까지 곁들였다. 그는 팬들의 사진 요청에 “아 그럼 제가 들고 찍는 건 어떨까요?”라며 팬의 휴대폰을 직접 집어 들었다. 팬들과 함께 ‘셀카’를 찍기 위해서였다. 휴대폰이 ‘당첨’된 팬은 주변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으며 평생 기억할 ‘인생샷’을 남겼다.

사인회가 끝나고 난 뒤 이승엽은 “사인회에 와주신 많은 팬들께 정말 감사하다. 내가 잘 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낸 책이 아니다. 좋은 일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파 책을 냈다. 부끄럽지만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승엽의 자서전 ‘나.36.이승엽’은 판매 수익금 전액이 이승엽야구장학재단을 통해 유소년 야구꿈나무들에게 기부된다. 이승엽은 자신의 이름을 딴 장학재단을 지난 8일 공식 출범시키고, 재단이사장으로 활동 중이다.

대구|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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