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KT 금민철이 말하는 내추럴 커터와 변화, 그리고 감사

입력 2018-04-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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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금민철의 2018시즌은 그야말로 새롭다. 정규시즌을 앞두고 5선발로 막차를 탔지만, 지금은 팀의 4선발로 큰 역할을 하는 중이다. 특유의 그립을 활용한 ‘내추럴 커터’로 연일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KT 좌투수 금민철(31)은 2017시즌이 끝난 뒤 열린 2차드래프트를 통해 넥센을 떠나 새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냉정히 말하면, 넥센의 보호선수 40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는 의미다. 그러나 KT는 두산과 넥센을 거치며 14년간 프로 무대에서 살아남은 금민철의 노하우에 주목했다. KT 김진욱 감독이 그를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으로 낙점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금민철은 투수로서 매력적인 스터프를 지녔다. 컷패스트볼(커터)처럼 우타자의 몸쪽으로 자연스럽게 휘는 패스트볼, ‘내추럴 커터’가 그것이다. 그러나 매력만큼 부작용도 컸다. 포인트를 잡기가 어렵다 보니 늘 제구가 불안한 투수라는 꼬리표가 그를 따라다녔다. 통산 315경기(634.1이닝)에서 기록한 446삼진/437 4사구 수치가 이를 설명한다. 김 감독은 이에 따른 금민철의 스트레스를 줄이고자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금민철은 23일까지 올 시즌 5경기에서 2승 2패, 방어율 4.78을 기록 중이다.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돌며 국내 투수 가운데 8번째로 많은 26.1이닝을 소화하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김 감독은 “스트라이크존 근처에만 던지면 공략하기 쉽지 않은 투수”라고 설명했다. 자연스럽게 그의 ‘내추럴 커터’에 대한 궁금증이 커졌다.

KT 금민철. 스포츠동아DB



● 내추럴 커터

금민철은 “나는 패스트볼이라고 하긴 하는데…”라고 운을 뗐다. 실제로 기존의 포심패스트볼 그립에서 다소 비스듬하게 공을 쥘 뿐 큰 차이는 없다. 고교 시절부터 패스트볼이 자연스럽게 우타자 몸쪽으로 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는데, 힘이 붙으면서 그 각이 더욱 커졌단다. “그립 자체가 남들과 다르긴 하다. 슬로모션을 봐도 공을 채는 게 남들과는 다르다. 나는 검지와 중지를 아예 붙여서 잡는다. 손가락을 붙이고 비틀어 던진다는 차이가 있다. 어릴 때부터 패스트볼이 자연스럽게 휜다는 것을 알았는데, 프로 입단 후에 힘이 붙으니 꺾이는 각도가 갈수록 커지더라. 구속이 나오면 꺾이는 각이 줄어들지만 공이 빠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휘는 각도가 커졌다고 보면 된다.”

KT 금민철. 스포츠동아DB



● 변화

2018시즌을 앞두고 투구 동작을 수정했다. 제구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예전에는 주자가 없을 때 와인드업을 해서 힘을 많이 쓰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몸통 회전이 옆으로 쏠리고, 중심이 3루쪽으로 가곤 했다. 당연히 공이 스트라이크존에서 많이 빠졌다. 이번 캠프 때 중심을 홈 쪽에 두는 훈련을 했다. 와인드업은 완전히 버렸다. 과거에는 코너워크를 의식하다 보니 오히려 공이 더 빠져나가더라. 최근에는 그저 스트라이크존에 던진다는 생각만 한다. 그러다 보니 빠지는 공이 많이 줄었다.”

KT 금민철. 스포츠동아DB



● 감사

금민철은 ‘부활’이라는 단어를 언급하자 손사래를 쳤다. “나는 좋은 성적을 냈던 선수가 아니지 않나.” 그러면서 소박한 목표를 전했다. 그 소망은 ‘금민철을 잘 데려왔다’는 구단의 평가다. 그의 말 마디마디에 진심이 느껴졌다. “KT에서 나를 뽑아주셨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1구 1구 소중하게 던지고 있다. 타선과 수비의 지원도 좋다. 나는 운이 좋을 뿐이다. 감독, 코치님은 물론 (유)한준, (윤)석민이 형과 (이)해창이 등 과거 동료였던 선수들이 많아 적응하기도 수월했다. 그저 ‘잘 데려왔다’는 말을 듣는 게 첫 번째 목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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