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KKK’시대가 시작됐다·KBO리그 탈삼진의 폭발적 증가

입력 2018-04-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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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새 외국인투수 앙헬 산체스는 시속 150㎞ 안팎의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 이런 수준급 외국인투수들의 가세 효과가 발생하며 리그 전체적으로 탈삼진이 증가하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BO리그의 삼진 숫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지난해와 비교해 10팀 중 8개 구단의 탈삼진수가 크게 늘어났다. 리그 전체 삼진 숫자도 증가했다.

23일까지 리그 전체에 1911개의 삼진이 나왔다. 지난해 팀 당 같은 경기 숫자를 치른 시점에서 삼진은 1770개였다. 무려 141개가 증가했다.

KT 투수들은 지난해 25경기를 치르며 155개의 삼진을 잡았지만 올해는 같은 경기에서 204개를 기록했다. 한화도 24경기 탈삼진 숫자가 158개였는데 올해는 196개다. SK(24경기)는 184개에서 207개, 두산(24경기)은 162개에서 198개로 많아졌다.

디펜딩 챔피언 KIA도 탈삼진 숫자가 23경기 기준 164개에서 168개로 소폭 증가했다. 삼성(25경기)은 179개에서 195개로 껑충 뛰었고, 넥센(26경기)도 164개에서 196개로 늘어났다.

탈삼진 숫자가 줄어든 팀은 LG(25경기 191→162), NC(25경기 219→187) 단 두 팀뿐이다. NC는 최근 불펜 난조로 마운드가 어려운 상황, LG는 타일러 윌슨, 헨리 소사 등 외국인투수 활약 속에서도 삼진이 줄어들었다.

스포츠동아DB



● S존 과연 늘어났을까.

삼진의 폭발적 증가를 바라보는 현장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로 모아진다. 첫 번째는 스트라이크존(S존)의 확대다. 한 베테랑 타자는 “바깥쪽 존은 확실히 넓어진 것 같다. 최근 볼 판정에 대한 항의가 이슈였는데 분명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KBO는 공식적으로 인위적인 스트라이크존 조정은 없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KBO 심판위원들은 규정된 범위에서 최대한 넓게 존을 판정하려고 노력 중이다. 지난해는 타자 몸쪽 존이 확연히 넓어졌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는 것이 현장 선수, 코칭스태프의 공통된 의견이다. 올해는 바깥쪽이 넓어지면서 투수가 삼진을 잡는데 더 유리해졌다.



● 외국인 파워피처들의 가세

2017시즌 전체로 보면 9이닝 평균 6개 이상 삼진을 기록한 선발투수는 리그 전체에 단 15명뿐이었다. SK 메릴 켈리가 9이닝 평균 8.95개로 1위였다.

올해 팀 당 23~26경기를 치른 23일까지 9이닝 평균 6개 이상 삼진을 잡은 투수는 무려 29명이다. 지난해보디 14명이 많다. 또한 지난시즌에는 단 3명뿐이었던 9이닝 평균 8개 이상 삼진을 잡는 투수가 올해는 15명이다. S존 확대의 영향으로 투수들의 삼진 능력이 평균적으로 증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삼진 숫자의 폭발적 증가에는 시속 150㎞ 안팎의 위력적인 공을 던지는 수준급 외국인 투수들의 가세다. SK 앙헬 산체스, LG 타일러 윌슨 등의 탈삼진 능력이 매우 뛰어났다.
올해 데뷔한 고졸 2년차 롯데 윤성빈도 9이닝 평균 10.45개의 삼진을 잡고 있다. ‘베이징 키드’로 불리는 젊은 투수들이 각 팀 전력에 가세한 것도 삼진 증가의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또한 공격 옵션에서 홈런의 비중이 크게 늘어난 것도 투수들 입장에서는 탈삼진에 더 유리하다. 갈수록 정교해지는 수비 시프트, 그리고 타고투저 흐름 속 세밀한 작전 야구보다는 빅이닝을 노리는 공격적인 야구가 유행하며 삼진도 증가하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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