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문, 또 다른 ‘강백호’탄생 예고

NC 1군 선수단에는 엔트리 등록 없이 모든 훈련을 함께 소화하는 젊은 선수가 있다. 주인공은 올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입단한 신인 오영수(18)다.

김경문 감독은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오영수의 훈련을 지켜보며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그리고 “타격 자질은 강백호(KT)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본다. 1군에 투입하지 않는 이유는 외야수인 강백호와 달리 내야수이기 때문이다. 외야에 비해 내야는 수비 완성도가 더 높아야 한다. 수비를 가다듬고 1군에서 기회를 주겠다”고 설명했다.

김경문 감독이 1군에 아직 데뷔하지도 않은 신인에 대해 이정도의 극찬을 한 것은 처음이다. 선수의 자질을 알아보는 능력만큼은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가 따르는 베테랑 감독이기 때문에 오영수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더 커진다.

김 감독은 “내야가 좋을지 외야는 어떨지 고민하고 있다. 타격 포인트 등 스윙 메커니즘이 참 좋은 선수다. 공을 맞추는 타이밍이 강백호와 비슷하다. 히팅 존을 앞에서 형성하기 때문에 장타가 나온다. 타격은 같은 또래와 비교해 톱클래스다. 1군에서 강백호 못지않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영수는 마산용마고 1학년 때부터 팀의 전국체전 우승을 이끄는 등 타격 자질을 인정받았다.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지명됐다. 올 시즌 개막 이후 퓨처스리그 12경기에서 49타수 20안타 타율 0.408 3홈런 12타점 OPS 1.260으로 뛰어난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김경문 감독은 직접 오영수의 타격을 지켜본 뒤 1군에서 함께 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현곤 수비코치가 함께 땀을 흘리며 훈련을 이끌고 있다. 고교 때는 주로 3루로 출전했지만 1루와 2루 외야도 가능하다.

김경문 감독은 수차례 신인에게 파격적인 기회를 줘 대형 스타로 키운 성공사례를 갖고 있다. 새로운 선수가 가세하면 팀이 건강한 내부 경쟁을 시작하는 장점도 따른다. 김 감독은 오영수에 대해 “1군에서 대타로 쓰지 않겠다. 자기 포지션을 가질 수 있는 경쟁의 기회를 주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