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감 되찾은 KT 고영표·심재민, 태극마크 보인다

입력 2018-05-26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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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고영표-심재민(오른쪽). 스포츠동아DB

고영표, 4월 15일 이후 리그 평균자책점 3위(2.36)
심재민, 4월부터 11경기 19.2이닝 평균자책점 2.75

멀어지는 듯했던 태극마크가 다시 성큼 다가오는 걸까. KT의 ‘영건’ 고영표(27)와 심재민(24)이 최근 남다른 안정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이 자카르타로 향하는 선동열호에 탑승할 가능성은 조금씩 높아진다.


KT는 25일 수원 LG전에서 13-7로 승리했다. 한때 최하위 추락을 염려할 만큼 최악의 5월초를 보냈던 KT는 최근 2연속 위닝시리즈를 거둔 데 이어 LG와 첫 맞대결을 기분 좋게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임시 선발’ 김용주가 2이닝 4실점으로 흔들린 탓에 쉽지 않은 경기였다. 하지만 두 번째 투수 김사율이 3이닝 퍼펙트 투구로 안정감을 뽐내며 흐름을 바꿨다. 타선도 4-4로 맞선 5회 황재균의 스리런 아치를 포함해 4득점하며 점수 차를 벌렸다. 하지만 6회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세 번째 투수 고창성이 채은성과 양석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이천웅에게 우월 3점포를 헌납한 것이다. 순식간에 8-7, 한 점 차로 경기 흐름은 미궁에 빠졌다.


KT 벤치는 마운드에 심재민을 즉시 올렸다. 심재민은 한껏 기세가 오른 LG 타선을 상대했지만 유강남과 정주현을 뜬공 처리하며 급한 불을 껐다. 이어 이형종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지만 오지환을 땅볼로 돌려세우며 균형추를 허락하지 않았다. KT 타선은 6회 대거 3득점으로 화답했다. 심재민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안타 하나만 내줬을 뿐, 무실점으로 제 역할을 다했다.
심재민은 3월 3경기서 4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9.00으로 흔들렸다. 하지만 4월 이후 19경기에서 11경기서 19.2이닝을 책임지며 2.75로 살아났다. 부담감을 내려놓은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심재민은 지난해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에서 선동열 감독의 호평을 들었다. 함덕주(두산) 정도를 제외하면 젊은 좌완 불펜이 마땅치 않기에 심재민은 대표팀의 허리에 힘을 보탤 자원이다.


전날(24일) 고영표의 호투에 이은 연이은 영건들의 휘파람이다. 고영표는 24일 광주 KIA전에서 9이닝 7안타 11삼진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올 시즌 벌써 두 번째 완투승이다. 고영표는 올 시즌 첫 4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평균자책점 7.71로 고전했다. 속구 힘을 키우기 위해 벌크업을 했지만 정작 체인지업이 뒷받침하지 못하며 흔들렸다.


‘일보 전진하려다 이보 후퇴하는’ 케이스가 되는 듯했지만, 반전이 일어났다. 고영표는 이후 6경기에서 42이닝을 책임지며 3승2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호투 중이다. 같은 기간 리그 평균자책점 3위다. 그 위에 헨리 소사(LG)와 에스밀 로저스(넥센)가 있기에 토종 1위다. 4월 중순부터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투수 중 한 명의 반열에 오른 셈이다.


이들이 안정감을 뽐내는 건 KT로서 더할 나위 없는 시나리오다. 17일 만에 8위에서 탈출한 KT는 조금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선발과 허리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고영표와 심재민의 활약은 필수다. 선동열 감독의 시선이 수원으로 향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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