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직구, 여전한 괴물…류현진이 증명한 선발의 자격

입력 2018-08-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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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몬스터’의 화려한 귀환이다. 류현진(LA 다저스)이 16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그는 6이닝 무실점의 흠잡을 데 없는 투구로 105일 만의 빅리그 복귀전에서 자신의 가치를 맘껏 뽐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괴물’이 돌아왔다. 류현진(31·LA 다저스)이 105일만의 빅리그 복귀전에서 변함없는 직구의 위력을 앞세워 호투했다. ‘선발투수 류현진’의 가치를 확실히 증명했다.

류현진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3안타 무4사구 6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를 과시했다. 6회 말 다저스가 1점을 뽑고 7회 2점을 보태 승수 추가를 눈앞에 뒀지만 다저스 불펜이 8회 동점을 허용하며 아쉽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다저스는 연장 12회 브라이언 도저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4-3 진땀승을 거뒀다.

완벽한 복귀전이었다. 류현진은 5월 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투구 도중 갑작스런 사타구니 부상으로 조기강판했다. 이후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그는 기약 없는 재활을 이어갔다. 최근 두 차례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가진 류현진은 105일 만에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석 달 넘는 공백이 무색할 만큼 완벽한 투구였다. 부상 이탈 전 올 시즌 6경기에서 3승무패를 기록했던 그의 평균자책점은 종전 2.12에서 1.77까지 내려갔다.

주무기는 빠른 공이었다. 류현진은 전체 89구 중 직구를 33개, 커터를 28개 던졌다. 전체 투구의 68.5%가 속구성 계열이었다. 최고구속은 92.6마일(약 149㎞)이었고, 평균구속도 90.4마일(약 145㎞)까지 나왔다. 사타구니 부상에서 갓 돌아왔지만 빠른 공의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완벽한 등판이었다.

1회 1사 후 브랜든 벨트에게 2루타를 맞은 류현진은 이후 3회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12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다. 5회 1사 후 브랜든 크로포드와 헌터 펜스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며 위기에 몰렸지만 앨런 핸슨과 투수 데릭 홀랜드를 연속 삼진 처리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류현진에게 굳은 신뢰를 보낸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투구였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류현진은 스스로 선발의 자격을 증명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미국 진출 후 처음으로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류현진은 이제 ‘내구성’을 입증하는 일만 남았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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