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록 인정 안 돼도…김광현의 리그 지배 재시작

입력 2018-09-1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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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 스포츠동아DB

“앞으로 더 긴 시간 기록을 이어 갈 수 있지 않을까요?”

김광현(31·SK 와이번스)이 개인 10승과 세 자릿수 탈삼진 기록을 동시에 달성했다. 비록 지난해 공백 탓에 연속기록을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그가 지난 10년간 KBO리그를 지배했다는 사실만은 분명하다.

김광현은 14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맞대결에 선발등판해 6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삼진 7개를 빼앗은 반면 4사구는 없었다. SK 타선은 ‘에이스’를 향해 넉넉한 득점지원을 보냈고, 팀이 7-5로 승리하며 김광현이 승리를 따냈다.

이날 전까지 김광현은 9승·99탈삼진을 기록 중이었다. 승투야 타선과 불펜의 지원이 있어야 가능해 쉽사리 예측이 어려워도, 세 자릿수 탈삼진 기록은 이날 도달이 유력했다. 김광현은 2회 이성열에게 이날 첫 삼진을 빼앗으며 기록을 달성했다. 거기에 승리투수가 되며 10승 고지에 올랐으니 기쁨은 두 배였다.

김광현은 2013년(10승·102탈삼진)부터 수술을 받기 전인 2016년(11승·116탈삼진)까지 4시즌 연속 10승·세 자릿수 탈삼진 기록을 이어왔다. 지난해는 수술 탓에 1년을 통째로 날렸다. 그리고 복귀한 올해, 두 가지 기록을 다시 완성한 것이다.

하지만 KBO는 이를 공식기록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김광현이 지난해 SK의 등록선수였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 군 입대 등으로 등록 명단에서 제외된 경우 복귀했을 때는 연속기록이 인정되지만 부상으로 1년을 쉰 김광현의 경우는 달리 취급한 것이다. 만일 김광현이 이듬해 10승·100탈삼진을 기록하게 되면 올해에 이어 2시즌 연속 기록이 되는 것이다.

김광현으로서는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만일 기록이 인정됐다면 5시즌 연속 10승은 역대 13번째, 탈삼진 기록은 역대 15번째였기 때문이다. 37년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아로새길 수 있었다. 하지만 14일 경기 후 만난 그는 연속기록이 깨졌다는 말에 “그런가? 하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앞으로 더 긴 시간 기록을 이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선수 생활 절반이 지났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반환점을 돌았으니 더 좋은, 꾸준한 모습 보이고 싶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지난해 휴식은 김광현의 시즌1 마침표였다. 시즌2의 첫 장이 열렸다. 김광현의 리그 지배가 다시 시작됐다.

청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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