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비거리가 말한다, 박병호는 전국구 홈런타자다

입력 2018-09-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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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거포’ 박병호의 진가는 홈런 평균 비거리에서도 드러난다. 박병호의 올 시즌 홈런 평균 비거리는 123.6m로 리그 1위다. 최장 비거리는 145m에 달한다. 한때 넓지 않은 목동구장의 영향으로 홈런을 생산하는 것 아니냐는 비아냥거림에 제대로 응답 중인 박병호다. 스포츠동아DB

박병호(32·넥센 히어로즈)는 2012~2015시즌 4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한 대한민국 대표 거포다.

미국 메이저리그(미네소타 트윈스)에서 2년을 보내고 KBO리그에 복귀한 올 시즌에도 17일까지 홈런 부문 2위(39개)에 오르며 타이틀을 노리고 있다. 무엇보다 박병호가 홈런왕을 차지했던 4년간 그를 따라다닌 꼬리표를 완전히 제거한 것도 눈에 띈다. 바로 넥센의 과거 홈구장이었던 목동구장의 덕을 봤다는 비난이 그것이다.

목동구장은 펜스거리가 좌우 98m, 중앙 118m(높이 2m)로 다른 구장과 견줘 짧았다. 지금의 홈구장인 고척스카이돔(좌우 99m, 중앙 122m, 높이 3.8m)에서 박병호의 홈런 생산이 줄어들 것으로 분석한 이유도 바로 길어진 펜스거리다.

그러나 박병호의 평균 홈런 비거리를 보면 이 같은 우려는 완전히 사라진다. 올 시즌 현재123.6m(총 4820m)로 이 부문 1위다. 리그 평균 홈런 비거리(118.6m)를 5m나 뛰어넘는 수치다. 최장 비거리는 145m에 달한다. 힘이 워낙 좋은데다 기술까지 겸비한 덕분에 홈런 타구는 빨랫줄처럼 쭉쭉 뻗어나간다.


● 예나 지금이나 비거리는 엄청나다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렸던 2012~2015년에도 박병호의 평균 홈런 비거리는 121.7m(총 2만1050m)였다. 이 기간 리그 평균 홈런 비거리(117.1m)를 가뿐히 뛰어넘는 수치다. 처음 홈런왕을 차지했던 2012년부터 17일까지 박병호의 총 홈런 비거리는 2만5870m인데, 이는 넥센의 홈구장인 고척돔에서 잠실야구장까지 차량으로 이동하는 거리(올림픽대로 경유 22.94㎞)보다 길다. 이 기간 평균 홈런 비거리도 122m다. 가장 깊숙한 잠실구장의 중앙 펜스(125m)가 아니라면 홈런 생산에 부족함이 없는 비거리다. 복귀 후인 올해 평균 비거리도 이전 4년간의 기록보다 1.9m가 늘었으니, 끊임없이 진화하는 홈런타자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두산 김재환. 스포츠동아DB


● 경쟁자 김재환은 어떨까

40홈런 고지를 밟으며 박병호에 홈런 한 개차로 앞서있는 김재환(30·두산 베어스)도 물 흐르듯 부드러운 스윙으로 아치를 그리는 타자다. 그의 올 시즌 평균 홈런 비거리는 121.1m(총 4845m)다. 처음 30홈런 고지를 밟으며 홈런타자 대열에 합류한 2016시즌부터 17일까지 그의 평균 홈런 비거리는 120.7m(총 1만3520m), 최장 비거리는 140m다. 김재환의 다양한 타구 방향을 고려하면, 120m가 넘는 평균 홈런 비거리는 아치를 그리기에 부족함이 없었다는 분석이다. 펜스거리가 가장 긴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한다는 점도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단순히 힘에 의존하지 않는 두 거포의 자존심 대결은 보는 것 자체만으로 관심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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