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이닝 5실점’ 박세웅, 최악의 나비효과 일으켰다

입력 2018-10-10 19: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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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박세웅.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진격의 거인’ 롯데 자이언츠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5위 자리를 두고 매 경기를 포스트시즌처럼 치르는 상황에서 패배 자체도 뼈아프지만, 향후 마운드 운용이 복잡해졌다는 점에서 1패 이상의 충격을 안게 됐다.

롯데는 10일 사직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1-10으로 패했다. 이날 전까지 최근 17경기에서 14승3패로 선전하던 모습과 딴판이었다. 전날(9일) KIA 타이거즈와 4시간45분에 걸친 혈전 뒤 더블헤더 낮경기를 치른 탓에 후유증이 상당해보였다. 1회부터 집중력 없이 느슨한 플레이가 이어졌다. 이날 실책은 3개였고 이 자체로도 문제였는데,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도 수차례였다.

더 큰 문제는 선발투수 박세웅이었다. 박세웅은 1회 유한준에게 솔로포를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2회부터는 난타였다. 세 타자 연속 안타로 한 점 더 내줬다. 상대 번트 실패로 2회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지만 강백호와 이진영에게 연달아 장타를 얻어맞았다. 결국 1.1이닝 6피안타 5실점의 초라한 기록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는 7회 4점, 8회 1점을 더 내줬지만 승부는 사실상 2회에 갈렸다.

어느 정도 예고된 부진이었다. 박세웅은 이날 전까지 13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9.25에 그쳤다. 지난해 ‘안경 에이스’로 우뚝 섰지만 올해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직전 등판인 30일 수원 KT전에서도 4.1이닝 5실점으로 고전한 바 있다. 달리 선택할 수가 없어 박세웅 카드를 밀어붙였지만 결과는 뼈아팠다.

이날 박세웅의 부진은 롯데 마운드에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롯데는 더블헤더 2차전 후 11일부터 광주에서 5위 KIA 타이거즈와 3연전을 치른다. 14일 두산 베어스와 홈 최종전을 남겨뒀지만, 사실상 광주 3연전이 올해 롯데의 운명을 쥐고 있다. 전날 승리로 승차를 ‘0’으로 지우며 분위기는 좋았다.

조원우 감독은 경기 전 “더블헤더 1차전에 올인”이라고 강조했다. 1승을 확보해야 2차전을 편하게 임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만일 이날 박세웅이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했다면 롯데는 더블헤더 2차전 선발투수로 정성종을 내세울 계획이었다. ‘땜빵’선발이다.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를 11일 KIA전에 등판시키기 위한 선택이다. 이 경우 레일리~노경은~김원중으로 KIA와 승부가 가능했다.

하지만 박세웅이 2회도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갔고 정성종이 5이닝을 던졌다. 이제 정성종의 다음 등판 시점도 애매해졌다. 거기에 레일리 카드를 쓰게 되며 광주 3연전 마운드 운용도 꼬였다. 당장 11일 노경은, 12일 김원중이 나서더라도 모두 4일 휴식 후 등판이다. KIA가 양현종이 빠진 상황에서 가장 믿을만한 헥터 노에시~임창용을 내세우는 것과 대조된다. 게다가 롯데의 13일 선발투수는 예측조차 하기 힘들다. 여러 모로 마운드 셈법이 복잡해진 롯데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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