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하산 악령에 떨고 있는 KT

입력 2018-10-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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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진욱 감독. 스포츠동아DB

엽관제가 항상 큰 폐해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콘크리트처럼 단단히 굳어진 관료사회를 깰 수 있는 철퇴가 될 수도 있다. 논공행상 없는 정권교체는 불가능하다. 대가 없는 충성은 없다.
문제는 떨어지지 않아야 할 곳에 낙하산이 펼쳐진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1000여명의 고위 공직자에 인사권을 행사 할 수 있다. 공공기관, 공기업 준 정부기관, 각종 위원회 등 직간접적으로 인사에 영향을 미치는 인원만 1만 여 명에 이른다. 그러나 매번 이 엄청난 숫자도 부족한 모양이다.

불과 몇 해 전까지 KBO리그 커미셔너도 많은 공신들이 탐내는 낙하산 자리였다. 정권실세의 정치적 후견인이었던 고 신상우 총재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KBO 총재 인사에 정치적 입김은 없다. 그러나 최근 KT를 둘러싸고 또 다시 낙하산 인사에 대한 깊은 우려가 커지고 있다. KBO리그를 운영하고 있는 10개 팀은 공공기관이 아닌 일반 기업이다. 하지만 10개 팀 중 한 곳인 KT의 모기업은 포스코 그룹 등과 함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외풍이 거세다.

슈퍼스타 출신 야구인 한명은 지난 대선기간 그 누구보다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 현역 시절 이름을 빛내던 영광스러운 유니폼을 입고 지지연설도 했다.

선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 바로 곁에서 활짝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몇 차례 화면에 잡히기도 했다. 당연히 야구계에서는 이 야구인이 좋은 자리하나 차지 할 줄 알았다. 정권이 바뀐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모두가 탐내-권한은 없고 대우는 좋고 책임도 없어서-는 자리를 제안 받았으나 지도자로 실패한 명예회복을 위해 고사했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최근 KT 프런트, 선수단 안팎에서는 이 주인공이 단장 혹은 핵심 경영진으로 부임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만약 사실이라면 이 낙하산은 최악을 넘어 절망스럽다. 민영기업의 스포츠기업 임원자리까지 엽관제의 몫이 되어서는 안 된다. KT는 그룹 전체가 매번 정권 앞에서는 무기력했다. 이제 스포츠단 단장자리까지 내줄 셈인가.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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