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더블헤더 2패 후 PS 동력상실…롯데, 2015년 악몽 재현 위기

입력 2018-10-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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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선수들이 1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실점한 뒤 함께 모여 긴급회의를 하고 있다. 롯데는 KT에게 1-10으로 대패해 5강 싸움에 제동이 걸렸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더블헤더는 이번에도 롯데 자이언츠의 포스트시즌(PS)을 허락하지 않는 걸까.

롯데는 10일 사직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더블헤더 1~2차전을 모두 패했다. 1차전은 선발투수 박세웅의 1.1이닝 5실점 최악의 투구로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1-10 완패했다. 30분 뒤 시작된 2차전에서도 심기일전은 없었다. 당초 5위 경쟁 상대 KIA 타이거즈와 원정 3연전 선발투수로 내정했던 ‘에이스’ 브룩스 레일리까지 끌어 썼지만 결과는 7이닝 6실점이었다. 결국 0-7로 패했다. 타선은 두 경기 10안타 1득점으로 침묵했다. 1차전 ‘고졸 루키’ 한동희의 솔로홈런으로 2연속 영봉패 굴욕을 간신히 피했을 뿐이다.

전날(9일)까지 최근 17경기 14승3패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롯데는 전날 연장 11회 승부 끝에 KIA에 11-10 진땀 승을 거두며 승차를 ‘0’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롯데가 더블헤더 2경기를 모두 내주는 사이 KIA는 한화를 6-1로 꺾었다. 두 팀의 승차는 하루 만에 ‘제로’에서 1.5경기로 벌어졌다. 이제 KIA는 11일부터 홈에서 열리는 롯데와 3연전에서 1승만 거둬도 자력으로 5위를 확정한다.


● 2015년의 DH 악몽, 롯데를 휘감다

롯데로서는 3년 전의 악몽이 떠오를 수밖에 없다. 롯데의 직전 더블헤더는 2015년 9월 24일 사직 두산 베어스전이었다. 당시 롯데의 상황은 올해와 비슷했다. 롯데는 9월초 6연승 휘파람을 불며 5위를 탈환했다. 9월 23일까지 성적은 136경기 64승71패1무, 승률 0.474. 4위 두산과 승차는 9경기로 멀었지만 5위를 지키고 있었다. 6위 SK 와이번스(승률 0.474)와 승차는 없었고, 7위 KIA와 0.5경기, 8위 한화 이글스와도 1.5경기 차로 장담할 수 없었다. 더블헤더에서 최소 1승1패의 성적을 냈어야 했다.

하지만 롯데는 1차전 2-3, 2차전 6-10으로 패했다. 6위로 내려앉은 것은 물론 하루아침에 SK와 승차가 1.5경기로 불어났다. 올해와 꼭 닮은 흐름이다.

롯데의 2015년 가을은 그 더블헤더에서 저물었다. 직후 경기인 27일 마산 NC 다이노스전에서 4-2로 승리하며 추스르는 듯했지만 이후 다시 4연패에 빠졌다. 결국 롯데는 2015시즌을 8위로 마감했다. 이종운 당시 감독도 “아쉬운 장면은 많지만 더블헤더 2전 전패가 뼈아팠다”고 자평할 정도로 큰 충격이었다.

롯데 조원우 감독. 스포츠동아DB


● 더블헤더의 신, 롯데를 외면하나

올해 더블헤더 2패의 여파는 그때보다 더욱 짙을 수밖에 없다. 우선 객관적인 전력이나 분위기에서 앞서는 KT 상대로 당한 2패라 충격이 강하다. 게다가 직후에 KIA를 만나는 것도 변수다. 전승을 거둬야만 PS 희망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부담감은 백배다. 게다가 레일리를 당겨쓰며 광주 3연전에서 확실한 필승카드를 내세울 수 없다.

롯데의 최근 네 차례 더블헤더 성적은 1무7패(2009년 5월 17일 사직 한화전·2012년 9월 14일 광주 KIA전·2015년 9월 24일 사직 두산전·2018년 10월 10일 사직 KT전)다. 만일 ‘더블헤더의 신’이 있다면 그는 롯데를 철저히 외면하는 것이 분명하다.

사직|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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