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째 안 나온 KT 토종 10승, 이대은의 포부 현실 될까

입력 2018-10-13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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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신인드래프트 2차 1번으로 KT 위즈의 유니폼을 입은 이대은. 스포츠동아DB

“선발투수라면 10승 이상이 목표죠.”

2019 신인드래프트 2차 1번으로 KT 위즈 유니폼을 입은 이대은(29)이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이대은은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 최종전에서 입단동기들과 함께 팬들에게 인사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행사에 앞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가진 이대은은 “이제 KT의 일원이 된 것이 실감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대은의 2019시즌 목표는 분명했다. 그는 “팀의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 그걸 끌어올리고 싶다”며 “선발투수라면 목표는 당연히 10승 이상 기록하는 것이다. KT에서 뭔가를 이뤄보는 것이 목표”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대은이 밝힌 ‘토종 선발 10승’은 KT에서는 아직까지 금단의 영역이다. KT는 1군 진입 첫 시즌부터 10승 투수를 배출했다. 2015년 크리스 옥스프링이 31경기에서 12승10패, 평균자책점 4.48로 팀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국내 투수 가운데는 조무근이 8승으로 최다승을 기록했지만 전부 구원승이었다.

이후부터는 다승 투수가 많지 않았다. 2016년에는 셋업맨 김재윤이 구원승으로 8승을 챙겼는데 외국인을 포함한 팀 내 최다승이었다. 2017년은 ‘원투펀치’ 라이언 피어밴드와 고영표가 나란히 8승에 그쳤다. 특히 피어밴드는 평균자책점 1위(3.04)에 오르고도 10승 고지를 넘지 못했다. 1995년 조계현(당시 해태) 이후 첫 불명예였다.

KT는 올해도 10승 투수 배출에 실패했다. 피어밴드와 더스틴 니퍼트, 금민철이 나란히 8승을 기록 중이다. 니퍼트가 최종전인 12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승리투수가 되더라도 9승이다.

신생팀 계보의 불명예다. KT 이전에 신생팀 자격으로 1군 진입한 팀들은 모두 첫 시즌에 토종 10승 투수 배출을 해냈다. 1986년 빙그레 이글스(이상군·12승),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박성기·10승), 2000년 SK 와이번스(이승호·10승), 2008년 히어로즈(마일영·11승), 2013년 NC 다이노스(이재학·10승) 등이 주인공이다. 승리는 선발투수의 능력만으로 해낼 수 없다. KT 토종 선발진은 물론 수비, 불펜 등 총체적 난국이 빚은 결과다.

이대은이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친다면 KT의 첫 토종 선발 10승 투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자신감은 충만하다. 이대은의 최고구속은 지난해 154㎞, 올해 152㎞까지 찍혔다. 컨디션과 몸 상태 모두 괜찮은 데다 동기부여도 확실하다. 항간에서 제기하는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을 포기하면서 생길 허탈감’에 대해서도 “어차피 결과는 정해뒀으니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대은의 포부인 ‘선발 10승’이 현실이 된다면 KT는 역사와 더불어 현재까지 챙길 수 있다. 이듬해 고영표(27)가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입대 예정인 탓에 토종 에이스 자리가 비었다. KT에서 10승 투수는 에이스로 손색없다. 이대은을 향한 기대가 당연한 이유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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