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계보 이용규-이정후, 준PO의 밥상싸움

입력 2018-10-1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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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이용규(왼쪽)는 한국야구의 중흥기 국가대표팀의 근성을 상징했던 베테랑 테이블세터다.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오른쪽)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최근 국제무대에서 강심장을 자랑한 떠오르는 리드오프다. 19일부터 시작되는 준플레이오프는 양 팀 테이블세터의 축인 둘의 성적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스포츠동아DB

국가대표 ‘신구(新舊)’ 테이블세터 전쟁, 승자는 누가 될까.

페넌트레이스 3위 한화 이글스와 4위 넥센 히어로즈가 19일 오후 6시30분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차전을 치른다. 한화 이용규(33)와 넥센 이정후(20), 국가대표 테이블세터 출신 두 선수의 방망이와 발은 준PO의 운명을 좌우할 키 포인트다.

한국야구의 근성을 상징했던 이용규는 KIA 타이거즈에서 뛰었던 2011년 이후 무려 7년 만에 포스트시즌(PS) 무대에 섰다. 2014년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과 함께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지난 4년간 한화는 가을야구 티켓을 놓쳤다. 팀과 개인 모두에게 매우 의미가 큰 준PO다.

2011년 이용규는 리그 최고의 리드오프 중 한 명이었다.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올림픽에서 국제야구 무대를 놀라게 하는 투지와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30대 중반 모처럼 잡은 우승도전 문턱에서 만난 상대 팀 테이블세터 중 한 명은 몇 해 전까지 이용규의 몫이었던 국가대표 리드오프 이정후다.

큰 경기는 시즌 때 이상 테이블세터의 성적이 승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PS에 투입되는 각 팀 핵심전력 투수들은 중심 타자는 주자가 없다면 피해가도 좋다는 생각을 갖는다. 시즌 때는 선수의 자긍심을 지키기 위해 정면 대결도 불사하지만 가을야구는 그 의미가 다르다. 테이블세터가 얼마나 자주 찬스를 만드느냐에 따라 중심타자와 승부가 달라진다.


이용규는 2017시즌 부상으로 단 57경기 출장에 그쳤다. FA자격 재취득도 한 해 미루며 명예회복을 선언했고, 올 시즌 144안타(타율 0.293), 30도루, OPS 0.711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한화는 그동안 기동력에 약점이 있었다. 최근 3시즌 팀 도루는 2017년 9위(64개), 2016년 10위(64개), 2015년 10위(80개)로 하위권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 2번 타순을 주로 맡는 이용규가 팀 1위, 리그 4위인 30개 도루에 성공했다. 팀 기록은 118도루로 전체 1위다. 그만큼 한화 기동력의 중심은 이용규다.

정근우(36·한화)-이용규로 대표됐던 국가대표 테이블세터의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이정후는 붙박이 1번을 맡는 넥센 공격력의 핵이다. 올 시즌 부상으로 109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163안타에 0.355의 높은 타율, OPS 0.889를 기록했다.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큰 경기에 강한 모습을 자신의 PS 데뷔 무대에서도 보여줬다. 16일 KIA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에 7회 무사 1루를 더블 아웃으로 막는 그림같은 슈퍼캐치를 선보였다.

이용규는 불타는 승부욕과 근성, 이정후는 큰 경기를 즐기는 사자의 심장을 갖고 있다. 팀 공격의 시작인 테이블세터의 막중한 임무를 놓고 불꽃 튀는 명승부가 기다려지는 이유다. 넥센과 한화는 1차전 선발로 각각 에릭 헤커와 데이비드 헤일을 예고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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