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길 작정으로 왔다” 양신·종범신에 예능신까지 함께한 자선야구

입력 2018-12-09 17: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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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양준혁(왼쪽)과 이종범.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말 그대로 ‘레전드 매치’였다. ‘양신’ 양준혁(49)과 ‘종범신’ 이종범(48)에 ‘예능신’까지 함께 한 축제는 야구를 그리워하는 팬들의 목마름을 달랬다.

양준혁야구재단이 개최하고 올스타급 선수들이 참가한 제7회 ‘2018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졌다. 매년 자선야구에 참가해 큰 웃음을 줬던 ‘이벤트 매치 최강자’ 유희관(두산 베어스)이 불참했지만 그라운드에는 여전히 웃음이 가득했다. 김용의(LG 트윈스)와 김민수(삼성 라이온즈)가 앞장섰다.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3회초 2사에서 종범신팀 대타 김용의가 할리퀸 분장으로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김용의는 미 애니메이션 ‘DC코믹스’의 여주인공 ‘할리퀸’ 분장으로 모두를 경악케 했다. 7만원 상당의 자비를 들여 직접 구매한 가발과 치마, 망사 스타킹으로 무장한 채 타석에 들어섰다. “양준혁 선배가 처음부터 ’웃겨달라’고 주문하셨다. 야구 잘하는 선수들이 워낙 많이 왔다. 내가 팬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웃음을 주는 것뿐이다.”

마운드 위에서 김용의를 상대한 ‘투수’ 하주석(한화 이글스)은 “다리가 정말 섹시했다. 언뜻 보면 여자 같았다”고 감탄했고, 포수로 나선 정수빈은 “망사 스타킹 사이로 보이는 털이 인상적이었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18 희망더하기 자선야구대회’가 열렸다. 5회초 무사에서 종범신팀 김민수가 가오나시 분장으로 타격을 펼친 뒤 1루로 달리고 있다. 고척|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민수는 일본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캐릭터 ‘가오나시’ 분장을 한 채 타석을 맞이했다.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후 전력질주로 1루에서 세이프되는 투혼까지 선보였다. 김민수는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자선야구에 빠지지 않는 ‘포지션 파괴’도 있었다. 포수로 4이닝을 소화한 정수빈은 “얼굴에 파울팁 타구를 맞아서 너무 아프다. 포수는 쉽지 않은 포지션이다”며 “(양)의지 형 몸값에 대한 얘기가 계속 나오는 이유를 알겠다”고 감탄했다.

양신팀 선발투수로 나와 2이닝 1실점을 기록한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양의지는 2회 2사 후 실점한 뒤 “투아웃 이후 방심했다. 백업 안 가는 투수가 원망스러웠는데 막상 나도 그랬다”고 반성했다. 계약에 대해서는 “협상은 잘 진행되고 있다. 나보다 에이전트가 더 잘 안다. 민감한 질문은 받지 않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유지했다.

고척|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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