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다 GG’ 이대호에게 유독 특별했던 여섯 번째 수상

입력 2018-12-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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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18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롯데 이대호가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여섯 번째 황금장갑. ‘빅 보이’ 이대호(36·롯데 자이언츠)가 현역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골든글러브 보유자로 우뚝 섰다. 이제는 무뎌질 만도 하지만 무대 위에서는 울컥했다. 유독 힘들었던 1년을 보낸 그에게 골든글러브는 일종의 손수건이었다.

이대호는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CAR 골든글러브 시상식’ 지명타자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유효투표 349표 중 198표를 획득하며 2위 최주환(두산 베어스·129표)을 69표 차로 따돌렸다.

수상 자체가 기록이었다. 이대호는 여섯 번째(2006~2007, 2010~2011, 2017~2018년) 수상으로 현역 최다 보유자로 올라섰다. 또한 1루수 4차례, 3루수 1차례에 이어 지명타자 부문 석권으로 장종훈, 양준혁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세 개 부문 수상이란 값진 역사를 썼다.

시상식에 앞서 만난 이대호의 얼굴에는 자신감이 묻어났다. 지명타자 부문이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것에 대해 “기록만 보면 내가 낫다. 하지만 내 기사보다 (최)주환이 기사가 더 많아서 모르겠다”고 너스레까지 떨었다.

하지만 정작 이름이 불려진 뒤에는 울컥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까지 수비하느라 힘들었다. 조원우 전 감독님께서 ‘타격에 집중하라’고 지명타자로 기용해주셨다. 하지만 이제 감독님이 안 계셔 죄송스럽다”는 말에 그의 진심이 담겨 있었다.

무대 위 울컥함은 유달리 사건사고가 많았던 시즌에 대한 감회이기도 했다. 이대호는 시즌 초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을 때 홈팬으로부터 테러를 당했다. 엇나간 팬심이 빚은 불상사였지만 이대호는 이를 의연하게 감수했다. 스스로도 “개인적으로 힘든 시즌이었다.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거기에 팀이 5강 진입에 실패하며 “전적으로 내 책임”이라는 자책까지 이어졌다. 시선은 자연히 내년에 맞춰졌다. 이대호는 “아버지 같은 양상문 감독님이 새로 부임하셨다. 성적으로 도와드리겠다”며 “어떤 포지션을 맡을지 모른다. 다시 수비 훈련을 시작하겠다”는 남다른 책임감을 내비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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