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억 vs 125억, 두산-NC의 양의지 전쟁

입력 2018-12-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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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의지.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는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극찬이 따른 프리에이전트(FA) 포수 양의지(31)에게 4년 동안 보장금액 110억원, 성적에 따른 옵션 10억원이라는 대형 계약을 제안했다. 그러나 양의지는 11일 옵션 없이 4년 총액 125억원(계약금 60억·연봉 65억원)을 제시한 NC 다이노스 입단을 결정했다. 2018년 스토브리그 뿐 아니라 2019년 시즌 이후까지 KBO리그 전체 판도에 큰 영향이 따를 수 있는 FA 양의지 영입전은 NC가 최종 승리를 거두며 막을 내렸다.


● 최소5억·최대15억원 차이로 이적 결정한 양의지


양의지는 2006년 신인드래프트 2차 8라운드로 두산에 입단했다. 당시 2차지명에서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SK 와이번스는 8라운드부터 지명을 포기했다. 양의지보다 낮은 순위로 지명된 신인은 8명뿐이었다.

당시 두산에는 홍성흔이라는 리그 정상급 포수도 있었다.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신인이었지만 김경문 감독과 김태형 배터리 코치는 양의지를 무척 아꼈다.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한 2010년부터 주전 포수로 기용됐다. 그만큼 두산에 대한 애착이 크고 김태형 감독을 은사로 생각하며 믿고 따랐다.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에 NC가 양의지 영입전에 참전하자 시장에서는 ‘두산보다 20~30억원 이상을 제시해야 움직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러나 양의지는 옵션을 계산해 최소 5억원, 최대 15억원을 더 제시한 NC를 택했다. 두산 김태룡 단장은 양의지의 NC행이 발표된 직후 ‘110억원을 제안 한 것이 맞나?’는 질문에 “마지막에는 옵션이 더해진 금액으로 최대 120억원이었다”고 답했다.


● 125억원→순수 국내 FA 최대계약

두산이 제시한 최대 120억원은 역대 FA계약 2위, 해외복귀파를 제외한 국내 FA로는 이미 최대 액수였다. NC가 제시한 금액과 차이가 크지 않다. 일부에서 ‘양의지가 향후 NC 모기업 CF에 출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모기업 CF출연료는 KBO규약의 통제를 받는 FA계약과 전혀 관계가 없는 협의로 해석된다.

두산 관계자는 “에이전트제도가 도입돼 선수와 직접 대면협상을 하지 못했다. 에이전트의 훌륭한 전략일 수도 있지만 직접 마주했다면 양의지가 잔류를 더 고민했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NC는 내년시즌 사실상 제2의 창단을 맞는다. 숙원사업이었던 신축구장에서 새 시즌을 시작한다. 김택진 구단주부터 전력보강에 관심이 높았고 가장 취약한 포지션인 포수 영입을 위해 공을 들였다. 공격적인 투자로 현역 최고 포수 영입에 성공하며 단숨에 전력을 크게 끌어 올렸다.

양의지는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두산 김태형 감독과 동료 선수들,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 도전을 선택했다”며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기회를 준 NC구단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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