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인터뷰] ‘절반의 성공’ 황재균 “내년에는 30-30클럽 도전”

입력 2018-12-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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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을 앞두고 미국에서 돌아와 KT 위즈와 프리에이전트 계약한 황재균의 첫해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득점권에서 부진했던 올해 모습을 절치부심해 내년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을 노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던 미국 메이저리그 1년을 뒤로 한 채 KBO리그 복귀. 황재균(31)은 올 시즌에 앞서 KT와 4년 총액 88억 원의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었다. 남다른 각오로 시즌을 맞이했고 142경기에서 타율 0.296, 25홈런, 8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84를 기록했다. 3할 타율·30홈런·100타점에 모두 약간씩 부족했지만 중심타선에서 KT를 이끌었다. 새로운 환경에서 맞이한 첫 해를 돌아보는 황재균의 소회를 들어봤다.


● 스스로도 진단하기 힘들었던 부진

“KT는 나만 잘하면 올라갈 팀이다.” 스프링캠프 당시 황재균의 자체평가였다. 2015년 1군 진입부터 3년 연속 10위에 머물렀던 KT는 올해 창단 첫 탈꼴찌에 성공했다. 하지만 9위라는 성적은 ‘도약’이라는 단어를 붙이기에는 민망한 수준이다. 시즌 최종전에서야 9위를 간신히 확정했을 뿐, 시즌 막판 내내 꼴찌 전쟁을 펼쳤다. 황재균이 만족할 리 없었다.

“큰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는 점에만 의미를 두고 싶다. 나머지는 결코 만족스럽지 않다. 9위에 안주하고 싶은 선수가 어디 있겠나. KT가 9위를 하기 위해 나를 영입한 것은 아니다. 남은 계약 기간 동안은 올 시즌 같은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강한 자책의 이유는 ‘해결사 본능’ 약화였다. 황재균의 올 시즌 득점권 타율은 0.252에 그쳤다. 타격 능력이 만개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롯데 자이언츠에서 기록했던 득점권 타율은 0.331이었다. 소위 ‘전성기’에 비해 8푼 이상 떨어진 셈이다. 스스로도 원인을 진단하기 힘들 정도로 클러치 상황의 부진이 거듭됐다. 황재균은 “팀의 기대치를 생각한다면 적어도 100타점은 기록해야 했다. 그랬다면 팀 순위도 조금은 더 높은 곳에 있었을 것이다. 그 점이 두고두고 아쉽다”고 반성했다.

외부에서는 고정된 타순이나 수비 포지션이 없던 것을 하나의 원인으로 꼽는다. 황재균은 올 시즌 2번과 9번을 제외한 모든 타순에 나섰다. 4번부터 6번까지 533타석으로 가장 많은 비중이었지만 1번으로도 33타석에 나섰다. 붙박이 3루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1루수로도 16경기에 출장했다. 황재균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다양한 위치를 오간 건 야구를 시작하고 처음이었다”고 털어 놓으면서도 “팀이 그런 역할을 필요로 한다면 선수는 묵묵히 수행하는 것이 맞다. 타점 부진의 핑계를 잦은 변화에 두고 싶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KT 황재균. 스포츠동아DB


● 이듬해 목표는 30-30클럽!

KT의 정규시즌은 지난 10월 13일 끝났다. 황재균의 2019시즌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찰나의 휴식을 보낸 뒤 내년 준비에 나섰다. 매년 겨울마다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운동하는 루틴은 올해도 이어진다. 황재균의 올해 목표는 단순한 벌크업이 아니다. 체지방률을 대폭 줄일 예정이다. 다만 근육량은 유지해야 하기에 무작정 식이요법을 할 수도 없다. 결국 웨이트 트레이닝과 유산소 운동의 양을 늘릴 수밖에 없다.

“공격과 수비, 주루 등 모든 면에서 팀의 대표가 돼야 한다. 벌크업으로 홈런 개수는 늘어났지만 유연성이나 민첩성은 떨어졌다. 내년에는 한 눈에 봐도 날렵해진 모습으로 나타날 것이다.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은 기본이고, 내심 30홈런·30도루 클럽 가입까지도 노려볼 계획이다. 그렇다면 팀도 하위권 경쟁을 넘어선 위치에 있을 것이다.”

황재균은 롯데 시절이던 2016년 27홈런·25도루로 생애 첫 20·20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하지만 30·30클럽까지는 미치지 못했다. 입단 3년차였던 우리 히어로즈 시절 30도루를 기록한 것이 전부이며 30홈런을 기록한 적은 없다. 다소 높은 목표다.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고 선을 긋던 지난해와 딴판이다. 그만큼 올해 모습에 스스로 실망했기 때문이다.

이강철 신임감독 이하 새로운 코칭스태프가 KT의 2019시즌을 꾸려가게 됐다. 황재균은 중심타선의 축이 되어야 한다. 그가 스파이크 끈을 더욱 강하게 동여매고 있는 이유다.

● 황재균


▲ 생년월일=1987년 7월 28일 ▲ 출신교=이수중~경기고 ▲ 선수 경력=현대 유니콘스(2006~2007) 히어로즈(2008~2010) 롯데 자이언츠(2010~2016)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2017) KT 위즈(2018~) ▲ KBO리그 통산 성적=1326경기 타율 0.287, 140홈런, 682타점 ▲ 국가대표 경력=2014인천아시안게임, 2015 WBSC 프리미어12,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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