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쿼터·장수 외인쿼터? KBO가 단호한 이유

입력 2018-12-1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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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틴 니퍼트(왼쪽)-랜디 메신저. 사진|스포츠동아DB·한신 타이거즈 홈페이지

외국인 선수 제도 개선이 프리에이전트(FA) 몸값 상승과 리그 수준 저하의 ‘치트키’는 아니다. 하지만 다양한 방식으로 고민해볼 문제임은 분명하다.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 확대에 대한 요구는 끊이질 않는다. 아시아쿼터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일본 매체 ‘풀카운트’는 16일 ‘2016년 일본 요코하마에서 30경기 무홈런, 타율 0.113의 제이미 로맥(SK 와이번스)이 KBO리그에서 43홈런 타자가 됐다’고 보도했다. 일본과 한국의 수준차이를 냉정히 드러내는 기사다. 이처럼 일본프로야구 2군급이라도 KBO리그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더스틴 니퍼트(전 KT 위즈)와 랜디 메신저(한신 타이거스)의 비교에서 알 수 있듯, 장수 외인에 한해 규제를 푸는 것도 방법이다. 일본처럼 외국인 선수가 8년을 채울 경우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주고 국내 선수처럼 대접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육성형 외인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KBO는 단호한 입장이다. 쉽사리 나설 수 없는 이유는 결국 토종 선수들 때문이다. KBO 고위관계자는 17일 “구단의 운영비는 정해져 있다. KBO 등록선수의 53.1%가 연봉 5000만 원 이하 선수다. 외국인 한 명당 최소 5억 원을 잡아도 국내 선수 열 명에 드는 돈”이라고 밝혔다.

외인 보유 한도를 늘리면서 운영비에 큰 영향이 없다면 최상책이다. 가령, 몸값 상한선을 유지하면서 한도만 늘리는 것이다. 현행 100만 달러 상한으로 외국인 셋을 영입한다면 최대 300만 달러가 필요하다. 이 금액 안에서 여러 명을 영입할 수 있도록 바꾸는 방식이다. 적은 수의 알짜배기를 원한다면 한 명당 100만 달러씩 세 명을 기용하면 된다. 반대로 다수의 외인이 필요하다면 한 명당 몸값을 낮추면 된다. 구단의 사정에 맞게 운영하면 되는 문제다. 조금 더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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