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안 만든다” 강백호 타자 전념, 이강철 감독의 진심

입력 2019-02-09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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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가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KT 위즈 스프링캠프지에서 불펜피칭을 소화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억지로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강백호(20·KT 위즈)는 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키노 스포츠 콤플렉스에서 진행 중인 KT 스프링캠프에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이강철 감독은 캠프 출발 전부터 강백호의 투타 겸업을 두고 고민했고, 불펜 피칭을 시켜보겠다고 밝혔다.

20구의 투구. 상체 위주의 투구라 부상 위험이 높다고 판단한 이강철 감독은 타자 전념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제 강백호의 포지션은 우익수 하나로 고정됐다.

아무리 상체 위주라고는 해도 150㎞의 강속구를 던지는 선수다. 투수 조련의 대명사로 꼽히는 이강철 감독이라면 손을 대보고 싶은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불펜이 최대 약점인 KT 사정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이강철 감독도 캠프를 떠나기 전 “(강)백호가 올해 말 프리미어12에 마무리 투수로 나선다면 최상 아니겠나”는 농담 섞인 바람을 건넨 바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단 한 번의 불펜 피칭으로 겸업 불가 판단을 내렸다. 선수를 위한 선택이다. 이 감독은 “만약 백호가 투수로 완성돼있다면 모를까, 굳이 억지로 만들 생각은 없다”고 명확히 선을 그어왔다. 투수로 조련하는 데 들이는 시간과 공력을 오롯이 타자쪽으로 쏟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KT 강백호. 사진제공|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KT 부임 이후 투수 강백호의 가능성을 다각도로 검토했다. 강백호가 서울고 3학년이던 2017년 제28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표팀 당시 두산 베어스 2군 감독으로 그를 지켜본 모습을 먼저 떠올렸다. “마운드에 올라 강속구를 뿌리더니 곧장 또 타석에 들어설 준비를 했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다”는 기억이 선명했지만, 트레이닝 파트에도 문의를 했다.

‘팔꿈치와 어깨에 무리가 갈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자 사실상 캠프 출발 전부터 마음을 접었다. 선수 본인도 미련이 남을 수 있으니 마지막으로 가볍게 불펜 피칭 한 차례 정도 소화하는 것에서 매조졌다. 만일 강백호가 타자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했거나, 중고참 선수라면 모를까. 이제 피어나기 시작한 선수를 무리시킬 생각은 전혀 없었다.

강백호 역시 아마추어 시절부터 타자에 대한 애정을 강하게 드러내왔다. 올 겨울 내내 투타 겸업 이야기가 나오자 “내가 타자로 못했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조금 더 완성된 타격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팀 상황만 놓고 보면 괜찮은 투수 한 명이라도 어떻게든 확보하는 것이 맞지만, 이강철 감독은 조금 더 먼 미래를 내다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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