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잘 날 없는 프로야구, 잊지 말아야 할 팬들의 ‘시선’

입력 2019-02-13 19: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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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프로야구계에 사건, 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공인’의 자세를 잊은 선수들에게도 연신 경고신호가 가고 있다.

LG트윈스가 다시금 팬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11일 차우찬을 비롯한 4명의 선수들이 스프링캠프 장소인 호주 시드니에서 휴식일을 이용해 현지 카지노에 간 사실이 알려져서다. 게임을 즐기는 데 많은 돈을 쓰지는 않았지만, 새 시즌을 앞두고 훈련에 몰입해야하는 선수 본연의 임무를 잊고 KBO리그의 품위를 손상시킨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한국야구는 2015년 해외원정 도박을 저지른 선수들로 지울 수 없는 흉터를 남긴 터라 아쉬움이 크다.

불미스러운 일로 생긴 상처가 아물어갈 무렵마다 또 다른 문제가 터져 나오는 식이다. 2018년엔 특히 눈살을 찌푸릴 일이 끝없이 이어졌다. 5월 키움 히어로즈 박동원과 조상우가 원정경기 숙소에서 술을 마신 뒤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오랜 법적공방 끝에 최종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선수의 본분에 충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난을 사기에 마땅했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따른 병역 면제혜택도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선수선발 배경과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력을 놓고 내내 비난 여론에 시달렸다. 결국 국정감사로 이어져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이 자진 사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렇듯 수백만 관중을 거느리는 프로야구는 한껏 높아진 팬들의 기대치와 감시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LG 선수단의 카지노 출입 사건을 바라보는 KBO의 시각도 동일선상에 있다. 위법 행위를 저지르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프로야구 선수로서 옳고 그른 행동을 스스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클린베이스볼’을 확립하려는 KBO리그의 정책목표를 생각한다면 선수들로선 더욱 신중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KBO가 13일 LG로부터 카지노 출입과 관련한 구단의 경위서를 받은 가운데, 해당 선수들에게 주어질 징계는 곧 프로야구 전체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다. 정금조 클린베이스볼 센터장은 “법률과 야구 규약에 따라 해석을 해야 한다. 법에 저촉되는 수준은 아니지만, 품위손상 여부를 따져 적어도 15일까지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과한 징계가 주어지지는 않겠지만, 위법성을 떠나 많은 팬들이 지켜보고 있다는 점을 선수단과 KBO 전체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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