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애리조나] 이대은만 있다? 애리조나 달구는 KT의 다섯 신인

입력 2019-02-1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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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위즈는 1군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에 신인 6명을 포함시켰다. ‘최대어’ 이대은이 가장 주목받지만 다른 5인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고성민, 이상동, 전용주, 손동현(왼쪽부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저희 신인이요? (이)대은이만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 8월 열린 2019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KT 위즈는 1라운드에 투수 이대은(30)을 지명했다. 모두가 예상한 대로였다. 미국과 일본무대를 거친 ‘최대어’ 이대은은 2019년 전체 신인들 중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대은은 “많은 관심에 감사하지만,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며 관심을 양보했다.

KT의 스프링캠프 분위기를 살펴보면 이대은의 말은 ‘단순한 겉치레’가 아닌 듯하다. KT는 올해 1군 애리조나 캠프에 신인 6명을 데려갔다. 이대은과 1차지명자 전용주를 비롯해 이상동, 손동현(이상 투수), 고성민(포수), 박민석(내야수)이 그 주인공들이다.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와 더불어 가장 많은 신인을 포함시켰다. KT가 창단 이후 줄곧 유망주들에게 캠프의 문을 활짝 열어놓는 편이긴 했지만 강백호, 김민 등 1군 자원이 대거 입단한 지난해(5명)보다 올해가 한 명 더 많다.

단지 경험만을 위한 배려는 아니다. KT는 두 차례에 걸쳐 1군 캠프 인원 일부를 2군 캠프지인 대만으로 보냈다. 예상만큼 몸이 올라오지 않은 선수들, 실전 경험이 더 필요한 선수들이 그 대상이었다.

대만행 명단에 포함된 신인은 박민석뿐이다. 이대은을 포함한 다섯 신인은 여전히 애리조나에 남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을 시야에 두고 성장세를 좀더 지켜보겠다는 이강철 감독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아울러 당장의 실전 한두 경기보다 기본기를 확실히 다지고 프로 첫해를 맞이하길 바라는 뜻도 엿보인다.

이제 막 프로 유니폼을 입은 이들에게 꾸준히 1군 캠프에 머무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경험이다. 1차지명자 전용주는 “훈련시설 등 모든 것이 새롭고 설렌다.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며 “캠프 참여는 부상 없이 1군에 올라가 팀 승리에 기여하고 싶다는 목표를 더 강하게 다질 계기”라고 설명했다. 손동현은 “TV에서만 보던 선배들과 훈련하는 것이 여전히 신기하다. 선배들의 훈련법은 물론 생활패턴 하나하나까지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고성민은 “훈련부터 아마추어와 프로는 차원이 다르다. 섬세하고 디테일하다”며 “선배 투수들의 공을 받아보니 볼끝도 확실히 다르다”고 감탄했다.

현 시점에서 신인들의 성패를 전망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하지만 구단 내부에서는 조심스럽게 올해 신인들을 향한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지명 당시에도 전략이 맞아떨어지며 뽑고 싶었던 이들을 수혈한 데다, 그들 대부분이 캠프에서도 버티고 있으니 마냥 허황된 기대가 아니다.

단, 서두르지는 않는다. 올해 당장 1군에서 즉시전력감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일단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다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응이 먼저다. KT가 캠프지에 스카우트팀 직원들을 파견한 이유다. 신인 입장에서는 낯선 코칭스태프보다는 아마 시절부터 자주 맞닥뜨린 스카우트들이 편할 수밖에 없다. KT 심광호 스카우트는 “코칭스태프도 첫인상만 보고 판단할 수 있다. 그때 그들의 스토리와 배경을 설명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투산(미 애리조나주)|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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