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리조나 리포트]“연패 때 팀워크 나온다” 황순현 NC 대표의 뼈있는 덕담

입력 2019-02-18 15:51: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 제공=NC 다이노스


“봉투가 너무 얇은 것 아닙니까?”

황순현(52) NC 다이노스 대표이사는 18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레이드파크 스프링캠프지를 찾았다. 선수들을 모아두고 격려와 함께 금일봉을 전하자 양의지(32)의 ‘일침’이 돌아왔다. 황 대표가 평소 격의 없이 선수단과 소통하는 것이 드러나는 장면이었다.

그는 지난해 1월 NC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취임식에서 “가슴이 두근거리는 야구를 하자”고 당부했지만 지난해 팀이 창단 첫 최하위로 떨어지며 아픔을 맛봤다. “야구의 심오한 세계를 1년 만에 어찌 이해하겠나. 배워야 할 것이 여전히 너무 많다”고 밝힌 그는 18일에도 캠프지 곳곳을 옮겨 다니며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봤다. 지난해 격려 차원에서 잠깐 캠프지에 들렀던 것과 달리 올해는 열흘간 선수들과 동행할 예정이다.

김택진 NC소프트 대표이사는 황 대표에게 늘 “NC를 프로야구 선수가 한 번쯤 뛰어보고 싶은 팀으로 만들어달라”고 주문한다. 성적은 물론 식생활 등 처우, 트레이닝부터 문화까지 진정한 명문구단으로 거듭나달라는 의미다. 황 대표는 이를 위한 첫 계단으로 ‘끈끈한 팀워크’를 강조했다.

“팀이 연승가도에 올라 잘 나가면 팀워크는 저절로 생긴다. 굳이 이를 강조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다. 144경기 체제에서 연패는 필연적이다. 모두가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팀워크의 진짜 힘이 나온다.”

황 대표는 한 가지 상황을 가정했다. “5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팽팽한 승부가 이어지는 7회, 실책이 나온다면? 그 실책으로 경기 흐름이 넘어갔다면? 그때 동료에게 짜증내지 않고 웃어줄 수 있는 선수가 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메시지다.

이동욱 감독 역시 취임식 때부터 줄곧 ‘원 팀(One Team)’을 강조한다. 황 대표의 말과 크게 다르지 않은 지향점이다. 장기 레이스에서 몇 차례 암초에 부딪히는 것은 아무리 순항하는 팀에게도 피할 수 없는 일이다. NC가 원 팀으로 뭉쳐 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투산(미 애리조나주)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