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영건’ 삼대장 “10년 뒤에도 함께!”

입력 2019-04-25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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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히어로즈의 ‘영건 삼대장’ 안우진, 최원태, 이승호(왼쪽부터)가 2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나 패기 넘치는 환한 웃음을 지으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야구팬들 사이에서 1990년대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팀 이야기가 나오면, 어김없이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등장한다. 그렉 매덕스~톰 글래빈~존 스몰츠 등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선발 삼총사를 중심으로 14년 연속 지구우승을 차지했다. 빅리그 역사상 내로라하는 최강 삼총사의 활약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그 즈음에 태어나 20년의 세월이 지난 지금 KBO리그에서 이들을 롤모델로 맹활약을 펼치는 이들이 있다. 바로 키움 히어로즈의 ‘영건 삼대장’ 최원태(22), 이승호(20), 안우진(20)이다. 24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그들이 말하는 서로의 ‘영웅담’을 직접 들어봤다.


● “경쟁? 부담? 시너지!”


-어린 세 투수의 시즌 초 활약이 놀랍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가.


최원태(이하 최): “승호와 우진이가 모두 씩씩하게 공을 던지고 있는 게 큰 의미라 본다. 정말 10년은 함께할 수 있는 선발진이라 생각한다. 잘하고 있고, 또 더 잘할 가능성도 풍부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미래가 더욱 궁금하다.”


이승호(이하 이): “삼대장이라는 키워드에 걸맞은 활약을 하고 싶다. 올해만 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정말 세 명 다 꾸준히 잘하고 싶다.”


안우진(이하 안): “형들이 잘 던져주고 또 많은 걸 알려주니까 참 좋다. 나 혼자 못 던지는 날이 있어도 아직 어리니까 배우는 것이라 생각한다. 형들의 투구를 보면서 많이 배우려 한다.”

-세 명 모두 동시에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게 부담되지는 않나?


최: “부담은 전혀 되지 않는다.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라 본다. 오히려 나는 스스로 5선발이라 생각하니 더 부담이 없더라. 서로 좋은 길을 같이 가고 있으니 더 좋은 느낌이다.”


이: “원태형과 우진이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응원을 더 하게 한다. 정말 진심으로 잘 던졌으면 하는 마음이 있다. 개인적인 생각인데, 서로가 그렇게 진심으로 응원을 하니까 좋은 운도 따르는 것 같다.”


안: “두 형이 앞에서 너무 잘 던지니까 부담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웃음). 그래도 형들이 앞에서 잘 끌어주니까 내게는 큰 도움이다. 상당한 시너지 효과라 본다.”


● 이것만은 꼭 가지고 싶은 서로의 장점


-옆 사람의 무기를 한 가지씩만 가져올 수 있다면 무엇을 뽑겠나.


최: “우진이에게서는 당연히 슬라이더다. 그 공만 잘 던질 수 있다면 삼진을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잡을 수 있다. 승호에게서는 릴리스 포인트를 가져오고 싶다. 워낙 앞에서 공을 던지다 보니 타자들이 타이밍 뺏기가 쉽지 않아 보이더라.”


이: “원태형에게서는 이닝을 순식간에 삭제시키는 능력, 그리고 칼날 제구다. 우진이에게서는 역시 구속이다. 파이어볼러의 전형적인 면모를 참 닮고 싶다. 구속이 나와야 슬라이더도 더 위력을 갖출 수 있다.”

안: “원태형에게 바라는 것은 승호형과 비슷하다. 정확한 제구력 그리고 체인지업도 배우고 싶다. 승호형은 공의 각이 정말 좋다. 좌완 특유의 대각선으로 꽂히는 공들이 정말 위력적이다. 바깥쪽 공은 ‘타자들이 어떻게 치려나’ 싶더라.”

키움 최원태, 이승호, 안우진(왼쪽부터).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 야구장 밖 20대 청년들


-야구 외에는 무엇을 하고 지내는지 궁금하다. 서로 잘 어울리기도 하나?


최: “물론이다. 셋 다 사는 곳이 비슷해 자주 어울린다. 맛있는 것 먹고, 사우나도 함께 가고, PC방에서 게임도 한다. 일반적인 20대 또래들이 하는 삶을 똑같이 산다고 보면 된다.”


승: “원태형이 동생들을 워낙 잘 챙긴다. 맛있는 걸 먹으면 항상 본인이 계산을 해 미안할 때가 많다. 우리가 잘 모셔야 한다(웃음).”


안: “동네에서 어울릴 일이 많다. 원태형은 지금 조금 멀어졌지만, 가까이서 살 때는 정말 친한 형, 동생 관계처럼 거의 매일 어울렸다.”


-서로를 영화나 TV 속에 나오는 인물과 매치시켜 본다면?


최: “승호는 저팔계(웃음)? 정말 잘 먹는다. 거의 내 먹는 양의 두 배를 소화한다. 워낙 맛있게 잘 먹어서 매번 내 지갑이 열릴 수밖에 없다. 우진이는 만화 ‘메이저’에 나오는 시게노 고로다. 우완이었다가 부상을 당해 좌완으로 변신한 투수인데, 우진이의 재능을 보면 정말 그에 못지 않다.”


이:
“원태형은 임창정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내가 아는 TV 속 최고의 입담꾼이 바로 임창정인데, 원태형이 워낙 말을 재밌게 잘한다.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분위기도 좋게 만들어준다. 우진이는 외모적으로 배우 이종석? 영화 속에 나오는 전체적인 이미지가 무언가 매우 비슷하다.”


안: “내게는 그렉 매덕스가 곧 원태형이다. 평소 부를 때도 ‘덕스형’이라 부른다. 심지어 전화에도 덕스형이라고 저장해 놨다. 만화 같은 성적을 내는 것에 있어 공통점이 있다. 승호형은 안정감 있는 역대 선배님들 모두를 꼽고 싶다. 송진우 코치님처럼 보고 있으면 안정감이 느껴지는 투수, 그런 스타일이다.”


● “10년 뒤에도 선발투수로 함께!”



-한국 야구 10년을 책임질 자원들로 꼽히고 있다. 미래를 내다보자면?


최(이, 안과 함께 셋이 이구동성으로): “평소 서로 생각하는 게 똑같다. 우리 모두 10년 뒤에도 함께, 또 한 팀에서 ‘선발투수’로 뛰는 게 꿈이다. 단순히 올 한 해만을 잘해서는 안 된다고 본다. 꾸준히, 또 길게 잘하는 투수들이 되고 싶다. 10년 뒤 그때도 지금처럼 서로 친하게 야구장 안팎에서 볼 수 있는 사이가 되었으면 한다.”

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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