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마무리? 하재훈 향한 SK의 믿음

입력 2019-06-2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SK 하재훈. 스포츠동아DB

“(하)재훈이 답게 팀 승리를 지켜줬습니다.”

SK 와이번스 안방마님 이재원(31)의 말에는 마무리 투수 하재훈(29)을 향한 팀의 굳은 믿음이 담겨 있다.

‘초보’라는 수식어가 무색한 활약이다. 미국, 일본 무대를 거쳐 올해 KBO리그 데뷔 시즌을 치르는 하재훈은 투수 전향 첫 해에 특급 클로저 역할을 해내고 있다. 24일까지 평균자책점 1.29에 17세이브(리그 3위)를 올렸다. 22일 두산 베어스전까지는 30경기 무실점 행진을 기록하는 등 화려한 SK 마운드에 확실한 무게감을 더한다. 승리로 향하는 마지막 이닝을 편안히 지켜보도록 만든다는 의미를 담아 ‘하몬스(하재훈+시몬스)’라는 애칭도 생겼다.

무실점 행진이 깨진 24일 두산전에서도 하재훈에 대한 SK의 신뢰는 두터웠다. 3-1로 앞선 9회 구원 등판해 1실점 했고, 1사 만루 위기에까지 몰렸지만 염경엽 감독은 하재훈이 직접 경기를 매듭짓게 했다. 그리고 하재훈은 삼진, 1루수 땅볼로 남은 2개 아웃카운트를 올려 시즌 17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잠시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위기를 함께 이겨낸 이재원도 하재훈의 공을 믿었다. 이날 경기 후 이재원은 “재훈이가 지금까지 정말 잘 던져줬다. 마운드에 방문해서도 재훈이에게 ‘지금까지 잘해왔으니 오늘 만약 맞아서 지면 어쩔 수 없다. 마음 편히 가운데로 던지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재훈이답게 팀 승리를 지켜줬다”며 기뻐했다.

특유의 대담한 성격이 하재훈의 최고 무기다. 마무리 투수에게 필요한 빠르고, 묵직한 공과 강한 심장을 모두 갖췄다. 손혁 투수 코치는 “마무리 보직의 무서움을 모르는 것도 있을 거다. 그냥 ‘내 공 던지면 된다’ 하고 던진다”라면서도 “재훈이는 마운드에서나 덕아웃에서나 한결같다. 만약 블론 세이브가 나오더라도 잘 이겨낼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하재훈의 블론 세이브는 단 한 차례뿐이다. ‘복덩이’ 하재훈을 지켜보는 SK는 연신 기분 좋은 미소를 짓는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