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오승택, ‘제2의 최정’이 될 수 있을까

입력 2017-01-21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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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오승택. 스포츠동아DB

외야가 충족되니, 이제 내야가 헐렁하다. 롯데의 오랜 고민은 좌익수였다. 김문호(30)의 발굴로 ‘제대로 된’ 좌익수를 찾았다. 병역의무를 마친 전준우(31)가 돌아와 기존의 손아섭(29)과 함께 외야진이 완성됐다.

외국인선수를 내야수로 뽑을 여력도 생겼다. 그렇게 선발한 선수가 앤디 번즈였다. 프리에이전트(FA) 3루수 황재균(30)이 잔류했더라면 번즈가 2루수로 갈 수 있었다. 1루수 이대호까지 잡는다면, 롯데는 내야진도 막강할 수 있었다. 유격수는 수비가 견실한 문규현, 신본기를 번갈아 쓸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최상의 시나리오는 황재균의 메이저리그 도전 결정으로 근본부터 흔들리게 됐다. 이대호도 온다는 보장이 없다. 결국 롯데 내야진의 확고한 주전은 이제 1명도 없는 상황이다.
1루수는 박종윤~김상호, 2루수는 번즈~정훈~김동한, 유격수는 신본기~문규현 그리고 3루수는 번즈~오승택 등이 경합할 상황이다. ‘키맨’은 일단 번즈겠지만 오승택의 성장이 롯데로서는 훨씬 절실해졌다.

조원우 감독 부임 이래 오승택(26)은 핵심 육성전력이었다. 개막 1주일 만에 다치지만 않았다면 2016년 주전 유격수는 그의 몫이었다. 캠프 때부터 오승택의 수비를 집중 조련했었다. 타격 재질은 있는 선수인지라 수비가 관건이었다.

그러나 롯데의 변화된 상황에 맞춰 오승택은 수비 부담이 비교적 적은 3루수로 정착할 기회를 맞았다. 조 감독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부터 오승택에게 3루수 훈련을 집중적으로 시켰다. 조 감독은 “일단 번즈는 2월 시작하는 미국 애리조나캠프를 보고, 2루와 3루 중에서 어느 포지션이 맞는지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이 말은 오승택에게 기회가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오승택이 가능성만 보여주면 1루수 활용도 가능한 그림이다.

캠프에서 김민재 수비코치가 오승택을 책임질 것이다. 잠재력은 흘러넘치지만 미처 채워지지 않은 부분이 많은 오승택이다. 미완의 대기에서 KBO리그 톱 3루수로 성장한 제2의 최정(SK)이 될 수 있을지는 이제 그의 노력에 달렸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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