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베이스볼] 선수출신 GM시대, 책임도 단장이 질까?

입력 2017-01-2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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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박종훈 단장- LG 송구홍 단장-SK 염경엽 단장- 넥센 고형욱 단장(왼쪽위부터 시계방향). 사진제공|LG 트윈스·스포츠동아DB·넥센 히어로즈

2017시즌은 선수출신 단장과 전문 경영인 단장의 대결로 점철된다. 정확히 5대5, 절반으로 나뉜 상황이 흥미롭기만 하다. 또 하나의 포인트는 ‘책임소재’의 이동이다. 변화의 흐름에 맞춰 의식조차 변할 수 있을까.

올 시즌 선수출신 단장을 보유한 팀은 총 5개 팀이다. 대학 때까지 야구선수였고, 프런트로 잔뼈가 굵은 기존의 두산 김태룡 단장 외에 4개 팀이 새로운 선수출신 단장을 맞이했다. 한화는 최초로 KBO리그 감독 출신 인사인 박종훈 단장을 데려왔고, LG는 코치와 프런트를 경험한 팀 내 레전드였던 송구홍 단장을 선임했다. SK도 프로선수 출신이었던 민경삼 단장 후임으로 염경엽 전 넥센 감독을 신임 단장으로 선임했다. 넥센의 신임 고형욱 단장 역시 프로선수 출신이다.

비로소 선수출신 단장들이 가진 능력이 ‘전문성’으로 인정받는 셈이다. 현장을 아는 선수출신 단장의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실패의 모든 책임을 감독에게 돌리는 구시대적인 발상이 사라질 지도 관심사다.

그동안 성적에 대한 책임은 항상 감독이 져왔다. 계약기간이 있는 감독은 제한적인 시간 내에 성과를 내야 했다. 이러한 경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팀을 이끌어가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구단 프런트와 현장 코칭스태프가 다른 생각을 갖고, 서로를 견제하고 불신하는 일도 생기곤 했다.

그러나 선수출신 단장들이 많아지면서 이 또한 변화할 가능성이 생겼다. 실제로 한화나 SK는 외부인사였던 박종훈 단장과 염경엽 단장을 영입했다. 그동안 구단 내부인사의 승진 혹은 그룹에서 내려오는 임원들이 대부분이었던 것과 달리, 완전한 ‘외부인사’다. 이들에겐 누구보다 성과가 필요하다. 그게 성적이든 육성이든 확실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이제 겉모습만 따라가는 게 아니라, 메이저리그처럼 단장도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SK는 염경엽 단장을 영입하면서 이례적으로 ‘계약기간’을 명시했다. 지금껏 감독의 전유물이었던 계약기간을 단장에게 준 건 그만큼 ‘책임 행정’을 요구한 셈이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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