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5선발’ 함덕주 “부활 비결? 교육리그 깨달음”

입력 2017-03-25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두산 함덕주.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함덕주(22)는 올 시즌 팀의 5선발로 낙점 받았다. 시범경기를 통해 드러난 곰군단 5선발의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다. 18일 고척 넥센전에서 4이닝 1안타 3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더니, 24일 잠실 삼성전에서도 4.2이닝 5안타 2볼넷 3삼진 2실점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두산에는 이미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최강 선발진 ‘판타스틱4’가 있다. 여기에 함덕주까지 합세하면서 5선발이 탄탄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상하지 못할 일이었다. 함덕주는 지난해 15경기에 등판해 방어율이 6.23에 달했다. 8.2이닝 동안 무려 볼넷을 11개나 내주며 무너졌다. 2015시즌 68경기에서 7승2패, 16홀드, 2세이브, 방어율 3.65로 활약하던 필승불펜의 모습이 아니었다. 팔꿈치 부상이 원인이었다. 결국 그는 1군이 아닌 2군에서 재활에만 한 시즌을 통째로 흘려보내야했다.

함덕주는 마음을 다잡았다. 지난해 10월 재활을 마치고 일본에서 열리는 교육리그에 참가했다. 사실 굳이 가지 않아도 괜찮았지만 자청해 미야자키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 선택은 옳았다. 그는 “교육리그에서 일본 투수들이 어떻게 던지는지, 어떻게 훈련하는지 지켜보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일본 투수들은 밸런스 운동을 많이 하고 중심이 잘 잡혀 있더라. 지난해 난 내가 공을 어떻게 던지는지, 내 폼이 어떤지 모를 정도로 생각이 많았다. 일본 투수들을 따라 해보면서 투구밸런스 잡는 데 주력했더니 그때부터 조금씩 투구폼이 잡혀갔다. 이 덕분에 (밸런스가) 흐트러지는 부분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두산 함덕주. 스포츠동아DB


함덕주의 달라진 모습은 김태형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김 감독은 호주 스프링캠프에서 불펜피칭하던 그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선발로 준비를 해보라는 주문을 했다. 함덕주는 “당연히 불펜으로 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선발로서 힘을 빼고 던지는 법을 익히라고 해서 놀랐다”며 “다행히 준비는 잘 됐다. 시범경기에서 결과가 나오는 것 같아 안심이다. 선발등판할 때 떨리지만 조금씩 적응해나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함덕주는 이날 투구수 90개가 넘어가자 타자들에게 장타를 허용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하고 바통을 고봉재에게 넘겼다. 그는 “원하는 대로 변화구 제구가 잘 안됐다. 이로 인해 공 개수가 많아지니까 마지막에는 힘이 떨어졌다”며 “마운드를 내려간 뒤에 (룸메이트인) (유)희관이 형에게 ‘어떻게 100개를 던지느냐. 대단하다’고 말했다”고 대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행히 아직 시범경기다. 함덕주에게는 경기를 치르면서 선발로서 빠르게 성장해가고 있다. 그는 “불펜에서 100개를 던질 때와 실전에서 투구수가 많아져서 힘든 것은 다른 것 같다”고 혀를 내두르고는 “그래도 우리 선발 형들이 앞에서 잘 던지니까 준비하는 데 부담은 없다. 5이닝만이라도 확실히 던지고, 갑자기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하는 게 목표다. 팀에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열심히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잠실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