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판타스틱4? 작년만큼은 기대 안했다”

입력 2017-06-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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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태형 감독. 스포츠동아DB

“매년 어떻게 그렇게 해.”

두산 김태형 감독은 23일 잠실 롯데전에 앞서 지난해 위용을 자랑한 이른바 ‘판타스틱4’ 얘기가 나오자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올해도 작년만큼 할 거라고 목표치를 잡지 않았다”며 덤덤하게 말했다.

지난해 두산은 최강의 선발마운드를 꾸렸다. 특히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마이클 보우덴~장원준~유희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4’는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 니퍼트가 22승(다승 1위)을 올리고, 보우덴은 18승(다승 2위)을 수확하면서 둘이서 역대 외국인투수 합작 한 시즌 최다승인 40승을 기록했다. 여기에 국내 좌완 듀오 장원준과 유희관이 15승씩(다승 공동 3위)을 올리며 30승을 합작했다. 이들 4명이 거둔 승수만 무려 70승. 판타스틱4의 활약 속에 페넌트레이스에서 독주를 한 두산은 한국시리즈에서도 4승무패로 NC를 압도하며 2연패에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들 판타스틱4의 활약이 지난해에 미치지 못한다. 22일까지 니퍼트는 7승5패로 지난해와 같은 압도적인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유희관이 6승1패, 장원준이 4승5패를 기록했다(장원준은 23일 잠실 롯데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시즌 5승째를 수확했다). 무엇보다 보우덴의 이탈이 뼈아프다. 2경기에 등판해 6.1이닝만 던지며 승리 없이 1패·방어율 7.11을 기록했다. 그마저도 4월27일 넥센전이 마지막 등판이었다. 어깨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2개월가량 함흥차사라 이름마저 잊어버릴 지경이다.

두산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스포츠동아DB


23일 장원준의 승리까지 합쳐 4명의 합작승수는 총 18승에 불과하다. 앞으로 이들이 힘을 낸다면 모르지만, 적어도 현재 페이스라면 4명이 40승을 합작하기도 버거운 실정이다. 두산이 올 시즌 양강을 형성하고 있는 KIA NC와 격차가 있는 중위권에서 레이스를 벌이는 것도 결국 ‘판타스틱4’의 위용이 지난해만 못한 것이 결정적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판타스틱4에 대해 “작년 활약 때문에 다들 기대치가 높아서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작년에 용병 둘이 40승을 올렸는데 매년 그럴 수 없지”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올해는 작년만큼 할 거라고 목표를 잡지 않았다”고 말해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시즌에 돌입한 사실을 털어놨다.

그러나 페넌트레이스 반환점을 눈앞에 둔 시점이다. 3연패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보우덴의 1군 복귀가 절실하다.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가야 대반격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보우덴은 7월 초면 1군 마운드에 설 것이다. 현재로선 올스타전까지 3번 정도 선발등판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팀들도 판타스틱4가 제대로 가동된다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포스트시즌에서 이들을 만나면 어떤 팀도 안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보우덴의 복귀와 함께 두산의 마운드가 정비되면서 본격적인 반격이 시작될지 궁금하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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