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리드오프 이정후’ 연착륙이 반가운 이유

입력 2017-06-24 09: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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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이정후. 스포츠동아DB

요즘 넥센의 1번타자는 이정후(19)다. 올 시즌 시작을 앞두고 그에게 가장 익숙한 수식어는 ‘이종범(MBC스포츠+ 해설위원)의 아들’이었다. 시범경기 12게임에서 타율 0.455(33타수15안타), 4타점, 출루율 0.486의 맹타를 휘두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당장 1군에서 통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대한 답은 명확하지 않았다. 4월까지 26경기에서 타율 0.306(98타수30안타), 2홈런, 9타점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을 때는 ‘풀타임을 뛰며 꾸준히 지금의 성적을 낼 수 있느냐’는 의문부호가 붙었다.

그러나 넥센이 71경기를 치른 23일까지 팀에서 이정후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 않다. 그보다 ‘야구선수 이정후’로 인정받고 있는 것 하나만큼은 분명하다. 팀의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28(253타수83안타), 2홈런, 24타점, 출루율 0.396의 성적이 이를 설명한다.

특히 공격의 물꼬를 터야 하는 1번타순에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 고무적이다. 애초 이정후는 1번타자로 출장하는 데 다소 부담을 느껴 2번 또는 9번으로 나서는 일이 많았다. 특히 9번타순에서 0.453(53타수24안타)의 고타율을 자랑하며 상위타순과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냈다는 평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넥센 장정석 감독은 6월 들어 이정후를 꾸준히 1번타자로 내보내고 있다. “선구안이 좋아 나쁜 공에 잘 속지 않고 발도 빠르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장 감독의 눈은 정확했다. 험난한 적응기를 거쳐 이제는 1번타순에 연착륙한 모양새다. 13일 고척 NC전부터 최근 10경기에선 타율 0.410(39타수16안타), 출루율 0.531, OPS 1.044을 기록했다. 이 기간에 이정후는 1번타자로만 출장했다. 장 감독은 “(이)정후가 1번타순에 어느 정도 적응한 것 같다. 확실히 선구안이 좋다 보니 자기 역할을 잘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특히 이정후가 1번타순에 적응한 것은 세간의 우려를 상당부분 지워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5월 제71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스포츠동아·동아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기간에 만난 KBO리그 구단 스카우트들은 “이정후가 첫해부터 프로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도 못했다”고 했는데, 지금 이정후는 기존의 평가를 뛰어넘는 기량을 뽐내며 팀 전력의 확실한 플러스가 됐다. 전 경기에 출장하면서 꾸준히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장 감독은 “이정후는 한두 경기 쉬게 해주려 하다가도 대수비와 대주자로 경기에 나간다. 그만큼 필요한 위치에 꼭 있어야 하는 선수”라며 “이정후가 능력이 있으니 그만큼 해낸 것이다”고 칭찬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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