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렸던 데뷔전’ 한화 이충호 “앞선 선수들 부러웠죠”

입력 2017-06-28 13: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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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완투수 이충호(23)

27일 청주 원정에 나선 한화 덕아웃엔 다소 낯선 얼굴의 선수가 눈에 띄었다. 이날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된 뒤 바로 1군에 합류한 좌완투수 이충호(23)였다. 충암고를 나와 2013년도 신인 전면드래프트에서 한화의 4번째 선택(전체 38순위)을 받은 이충호는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33경기 3승3패 방어율 3.71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1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결국 강승현(32)과 김태연(20)에 이은 올 시즌 한화 3번째 정식 전환선수로 1군 무대에 첫 발을 내디뎠다.

구단 관계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설레는 마음으로 첫 1군을 경험을 앞둔 이충호. 1군 데뷔는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이날 kt전에서 4-1로 앞선 6회초 팀의 2번째 투수로 데뷔전에 나선 것이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가운데 오른 리드상황에서 떨릴 만도 했지만, 이충호는 베테랑 이대형과 이진영을 모두 내야땅볼로 처리하며 믿음직한 모습을 보였다.

경기 뒤 만난 ‘1일차 신인선수’는 아직까지 1군 데뷔가 믿기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충호는 “사실 1군 콜업이 이렇게 빨리 될 지도 몰랐는데 데뷔까지 같은 날 하게 될 줄 예상도 못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아마 이상군 감독님께서 당시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던지는지 보고 싶어 하신 듯하다”며 자신의 깜짝 등판 배경을 예측해보기도 했다.

물론 데뷔전답게 가슴을 졸이는 장면도 몇 차례 있었다. 이진영의 땅볼을 직접 잡은 이충호는 1루에 공을 던졌다. 그런데 공이 바닥을 향하며 1루수 윌린 로사리오가 엎어진 채 송구를 받아내야 했다. 결과는 아웃이었지만, 데뷔 신인으로선 놀랄 만한 장면이었다. 이충호는 “공이 손에서 빠져버렸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멜 로하스에게 맞은 1군 첫 안타에 대해선 “로하스가 직구를 노리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긴 했는데 결국 직구를 던져 안타를 맞았다. 너무나 아쉽다”고 말했다.

데뷔전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충호는 “앞서 강승현 선배와 김태연이 육성선수에서 정식선수로 전환돼 활약하는 장면을 보며 부러운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욕심을 버리자는 생각으로 1군 무대에 임하겠다”며 힘주어 말했다.

청주 | 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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