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영, 데뷔 첫 완봉승으로 존재를 증명하다

입력 2017-09-13 21:53:00

넥센 신재영. 스포츠동아DB

9회초 2사 1·3루. kt 마지막 타자 정주후의 땅볼을 잡은 2루수 서건창의 송구가 1루수 채태인의 미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넥센 투수 신재영(28)은 이 순간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는 마운드로 달려온 포수 박동원과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죽지 않았음을 증명한 호투였다. 5강 티켓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살려낸 경기였다. 그리고 홈 최종전을 찾아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 선물이었다.

신재영은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전에 선발등판해 9이닝 동안 4사구 없이 5개의 안타만 허용한 채 8탈삼진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며 8-0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시즌 6승(6패)을 기록하게 됐다.

2012년 프로 데뷔 후 처음 경험하는 완투이자 완봉승이었다. 종전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은 8이닝. 이날 기록한 8탈삼진 역시 개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였다. 무4사구 완봉승은 KBO리그 역대 127번째였다. 구단 역사상 두 번째인데 2012년 8월 11일 목동 한화전에서 현재 투수코치인 브랜든 나이트가 처음 작성한 바 있다.

2015년까지 1군 마운드에 한 번도 서지 못했던 신재영은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해 15승7패, 방어율 3.90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1군만 놓고 볼 때 2년차라면 2년차. 그는 혹독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개막 이후 6월 27일 마산 NC전까지 14차례 선발등판에서 5승5패, 방어율 4.97로 고전하더니 결국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해 불펜으로 밀려났다.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퓨처스리그에 다녀오기도 했다.

넥센은 최근 위기였다. 최원태가 팔꿈치 통증으로 이탈하고, 하영민마저 감기몸살로 빠지면서 선발 마운드가 무너졌다. 최근 6연패까지 당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 선발로 나선 신재영이 첫 완봉승으로 팀의 5강행 꿈을 지폈다. 무엇보다 자신도 죽지 않았음을 제대로 증명했다.

신재영은 경기 후 “등판 전 간절한 마음이었다. 오늘은 타구가 날아오면 몸으로라도 막아 아웃카운트를 잡겠다는 생각이었다”면서 “완봉승을 해 기분이 좋다. 8회에 완봉 생각이 들었지만 억누르려고 했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다. 순위싸움이 한창인데 중간이든 선발이든 팀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고척 |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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