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건의 아날로그스포츠] 심판 불신시대와 MLB 심판 10계명

입력 2018-04-25 13: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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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해마다 반복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요즘 심판들의 판정을 놓고 팬들의 불만이 갈수록 커진다. 몇몇 팬들은 심판판정이 도마에 오를 때마다 “잘라라” “2군으로 보내라” “AI 로봇을 판정에 도입하자”면서 목소리를 높이지만 세상 어떤 일이건 말처럼 쉬운 일은 없다.

야구원로 박용진 전 LG 2군감독은 “문제 있는 심판을 2군으로 보내면 심판의 질이 향상된다는 믿음은 안이한 생각이다. 언제는 2군행이 없었나. 문제는 2군에서 1군으로 올려도 될 정도의 심판이 있느냐다. 1군과 2군의 수준 차이는 엄청나다”고 했다. 결국 능력 있는 인적자원을 꾸준히 보충하는 합리적인 교육시스템과 심판교육을 위한 철저한 준비가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문제해결의 정답이라는 얘기다.

박용진 전 감독은 심판교육의 기본으로 “첫째 룰 교육 철저, 둘째 룰 적용 문제 공부, 셋째 감독과 선수가 항의할 때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대화의 기법 교육, 넷째 말을 오해 없이 표현하는 국어 공부가 필요하다”고 했다.

참고로 메이저리그에서는 모든 심판들이 행동규범으로 삼았던 심판 10계명이 있다. 1949년 6월 포드 프릭 커미셔너가 ‘베이스볼 다이제스트’를 통해 발표한 것이다. 심판이 그라운드에서 해야 할 행동과 경기장 밖에서의 생활태도 등을 정리한 것이다. 이 원칙만 제대로 지켜도 선수단과 팬의 불만, 불신은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을 것 같다. 심판 10계명은 다음과 같다.

①공에서 눈을 떼지 말라.
②판정에 개인감정을 섞지 말라. 잊고 용서하라.
③논쟁을 피해라. 내가 했던 마지막 말을 고집하지 말라.
④선수를 공격하지 말라. 특히 손가락질 하거나 소리를 지르지 말라.
⑤들을 수 있는 말만 들어라. 타인에게는 귀머거리가 되라.
⑥화를 내지 말라. 화난 상태에서의 판정은 올바르지 않다.
⑦말을 조심하라.
⑧항상 내 일과 판정에 자부심을 가져라. 심판을 향한 존경은 경기장 밖에서의 행동에서도 나온다는 것을 잊지 말라.
⑨내가 했던 판정을 되돌아봐라. 정직하다면 발생했던 문제의 90% 이상이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가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⑩네 생각이 어떻건 다른 심판의 판정에 부정적으로 말하지 말라. 이는 비난받을 비신사적인 행동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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