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를 만나다] ‘내일 그대와’ PD “이제훈♥신민아 멋진 배우들…행복했다”

입력 2017-03-24 11: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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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를 만나다] ‘내일 그대와’ PD “이제훈♥신민아 멋진 배우들…행복했다”

케이블 드라마 역사상 처음으로 시청률 20%를 돌파한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이하 ‘도깨비’)의 후속작이라는 이유로 ‘내일 그대와’(극본 허성혜/연출 유제원)는 큰 부담을 안고 출발했다. 두 남녀의 운명적 판타지 로맨스를 그릴 예정이었지만, 전작의 판타지 위용은 ‘내일 그대와’에 엄청난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결국 드라마는 부담을 극복하지 못하고, 평균 1%대라는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유제원 PD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큰 기대를 가지고 시작한 작품은 아니다. 중간 유입이 어려운 스토리 구조라는 점에서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지 않았다. 다만 많은 배우와 스태프가 고생한 만큼 보답해주고 싶었다. 그 점이 드라마를 연출한 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아쉬움이다. 그리고 시청자에게는 편하고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든다. 16회 전체를 하나의 드라마로 봤을 때 나 스스로 어쨌든 원하는 집은 지은 것 같다. 아쉬움이 남지만, 완주했다는 점에 감사하고,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고마움과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연출가로서 무거운 마음이다. 촬영장에서도 너스레꾼으로 통하며 분위기를 이끌던 유제원 PD는 모든 책임을 혼자 감수하고 있다. 그럴수록 ‘내일 그대와’를 향한 애정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아픈 자식이 가장 눈에 밟히듯 유제원 PD에게 ‘내일 그대와’는 애틋하고 스스로 반성하게 되는 작품이다.


유제원 PD “누구를 만나든 늘 하는 말이 있다. ‘이 작품를 정말 사랑한다’는 거다. 정말 하고 싶었고, 원하는 방향대로 결국 끝까지 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반성할 점도 분명히 보인다. 결국 연출가는 관객(시청자)과의 접점을 찾아가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고교처세왕’이나 ‘오! 나의 귀신님’은 그런 면에서 일면의 성공을 했던 작품이다. 반면 ‘내일 그대와’는 냉정하게 말해 접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은 작품이다. 이것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니고 결국 연출가의 몫이다. 어차피 시대는 변하고 관객을 끌어들이는 지점은 변한다. 그것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준 작품이라는 점에서 또 의미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차기작은 일단 시청률이 저조해 누가 날 또 찾아주겠나 싶다. 일단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가정을 건사해야 한다. 혹시라도 나와 같이 작품하고 싶은 분이 있다면 연락 부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위트가 넘친다. 어쩌면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는 영화 제목처럼 유제원 PD가 생각한 방향이 현재는 틀렸지만, 훗날에는 맞을 수도 있다. 수치의 평가가 연출가와 배우의 평가로 이어질 때 아쉬움은 더욱 커진다. 그렇기에 유제원 PD는 ‘실패’라는 단어보다 ‘만족’이라는 행복을 택한다. 그리고 묵묵히 작품을 지켜봐 준 시청자들에게는 감사함을 전했다.

유 PD는 “과거나 미래에 대해 생각이야 할 수 있겠지만, 그것으로 내 인생을 소모하지 말자. 현재의 인연과 삶에 온전히 집중하며 살자. 그것이 작가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따뜻한 이야기를 전한 작품으로 기억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미안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다는 이제훈과 신민아에 대해서는 “두 배우에게 직접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어떤 말보다도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끝까지 최선을 다 해줬고, 생각 이상으로 잘해줬다. 멋진 배우들이고, 멋진 사람들이다. 같이 일할 수 있어 영광이고 행복했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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