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엣지] ‘역적’ 역대급 엔딩 최교식 “내가 주인공 될 줄이야”

입력 2017-04-27 13: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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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 역대급 엔딩 최교식 “내가 주인공 될 줄이야”

“홍장군, 내 평생에 오늘처럼 신나고 상쾌한 날이 없었소. 오늘에야 처음으로 내 맘 가는 대로 하고 살았소.” 평생을 피하고, 지고, 당하는 것에만 익숙했던 민초는 폭군의 군대를 무찔렀다는 기쁨도 마음껏 누리지 못하고 죽어가면서 제 이름도 남기지 못했다.

25일 방송된 MBC 월화특별기획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 연출 김진만 진창규, 이하 역적) 26회의 최고의 1분은 길동(윤균상 분)도, 연산(김지석 분)도 아닌 이름 모를 민초들이었다.

특히 26회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죽은 동춘(최교식 분)에 집중하면서 작품이 전하려는 메시지와 감동을 배가시켰다.

동춘을 연기한 배우 최교식은 단역 생활 26년차다. 한 해에 단역으로 40여 개의 드라마에 출연하지만, 그중에서도 ‘역적’은 단연 특별하게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최교식은 “26회 대본을 받고 길동과 26회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다는 것에 기쁨과 부담감을 느끼기는 했지만 엔딩크레딧의 주인공이 될지는 까맣게 몰랐다. 방송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고, 다음날 캐스팅디렉터가 26회 엔딩에 대한 호평이 담긴 기사를 보내줘 반응을 알게됐다”면서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했다.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죽어가는 동춘 앞에서 길동은 “이보시오. 이름이라도 알려주고 가오. 내가 이름을 모릅니다”라며 오열했다. 최교식은 “이름 없는 배역으로 26년을 하고 있는데, 윤균상이 서럽게 우니까 이제껏 연기해 온 것이 교차해 울컥하더라. 하지만 동춘은 죽는 순간에도 승리의 기쁨에 취한 상태라 담담하게 죽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거기에 초점을 두고 연기했다. 영혼과 가슴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지만 참아냈다”고 말했다.

‘역적’은 최교식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최교식은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지금 꼭 봐야 할 드라마이고, 배우의 입장에서는 벅찬 감동으로 나를 멍하게 만든 드라마”라고 했다.

결국은 백성이 주인공이라는 메시지를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전달해 호평을 받는 ‘역적’은 매주 월, 화요일 밤 10시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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