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인터뷰:얘 어때?①] 최희서 “이준익 감독·이제훈과 호흡, 이게 웬 겹경사”

입력 2017-06-24 14: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 나만 아는 스타가 아닌 내가 먼저 찜한 스타! 동아닷컴이 야심에 차게 준비한 ‘얘 어때?’는 신인들의 매력을 파헤치고 소개하는 인터뷰입니다. 이름, 얼굴이 낯설다고요? 당연하죠~! 하.지.만. 미리 알아두는 게 좋으실 겁니다. 나중에 엄청난 스타로 성장할 아티스트들이거든요.★

◆ 스타 자기소개서

1. 이름 : 최희서

2. 생일 : 1987년 1월 7일

3. 소속사 : 씨앤코이앤에스

4. 전공 : 연세대학교 언론홍보영상학, 영어영문학 학사

5. 출연 작품

드라마 ‘레인보우 로망스’(2005), ‘오늘만 같아라’(2011), 영화 ‘킹콩을 들다’(2009), 마크의 페스티벌(2011), ‘577 프로젝트’(2012), ‘완전 소중한 사랑’(2013), ‘야누스’(2014), ‘동心’(2014), ‘사랑이 이긴다’(2015), ‘동주’(2016), ‘시선 사이’(2016), ‘어떻게 헤어질까’(2016), ‘박열’(2017) 연극 ‘데스데모나는 오지 않아’(2013), ‘의자는 잘못없다’(2014)

6. 입덕포인트 : 꾸미는 게 없어요. 작위적인 게 없는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저와 수다를 떨기 시작하면 옆집 언니인 것 같다. 맥주 한 잔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아요. 털털함이 제 입덕포인트가 아닐까요?


Q. 우선 ‘박열’을 본 주변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요. 어떤 이야기를 들었나요?

A. 생각보다 무겁지 않고 유쾌하게 봤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또 ‘가네코 후미코’ 캐릭터가 예측불허하다고 많이 말씀하셨어요. 지금은 좋은 이야기 많이 들었는데 개봉하면 또 어떤 이야기를 들을지 궁금해요.

Q. ‘박열’ 시나리오를 봤을 때 ‘가네코 후미코’와 닮은 점이 있다는 생각을 했었나요?

A. ‘가네코 후미코’가 굉장히 강인하잖아요. 한국영화에서 제가 여태까지 본 적 없는 여성이었던 것 같아요. 일본 여성인데 한국말을 할 수 있다는 점도 특이했고요. 또 ‘가네코 후미코’라는 여성 자체가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피력하는 점, 또 당당하다는 점이 저랑 비슷했던 것 같아요. 글을 쓰고 읽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도 저와 비슷하고요. 그런데 다른 점이 있다면 저는 ‘가네코 후미코’처럼 좋아하는 이성에게 고백할 자신은 없는 것 같아요. 하하. 그런 점에 있어서는 ‘가네코 후미코’가 정말 용기 있는 사람인 것 같아요.

Q. 신연식 감독이 발굴한 여배우라고.(웃음) 경복궁역에서 처음 만났다고 들었어요.

A. 네, 제가 대본을 연습하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고 생각하셨나봐요. 만나서는 ‘사람들이 너 쳐다보는 것도 몰랐니?’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때 당시 경복궁역에서 명함을 주시고는 ‘어떤 작품을 같이 할지는 모르겠지만 연락은 하고 지냅시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제가 프로필을 적으면서 특기로 일본어라고 썼거든요. 몇 달 뒤에 ‘동주’를 쓰고 계시다고 하면서 일본어를 얼마나 하냐고 연락을 하시면서 다시 연이 닿았죠.

Q. 저번에 ‘박열’ 무비토크를 보니까 영어도 잘 하는 것 같더라고요. 원래 외국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A. 제가 어렸을 때 일본과 미국에 살았어요. 그래서 저는 거기서 살아남으려 일본어와 영어를 배웠어요. (웃음) 그런데 요즘에 어떻게 하면 외국어를 잘할 수 있는지 질문을 많이 받아요. 살아남으려고 배웠습니다. 하하! 일본은 5년, 미국은 3년 동안 살았어요. 일본은 초등학교 때 갔었고 미국은 중학교 3학년 때 갔었어요. 근데 정말 힘들었던 게 그 나라의 학업도 진행하면서 한국 교육과정을 병행했었어요. 그래서 공부를 정말 많이 했었어요. 가장 힘들었을 때는 일본에서 한국으로 왔을 때였어요. 친구들이 전부 학원에 가고 선행 학습을 하더라고요. 정말 놀랐어요.

Q. ‘동주’에 이어 ‘박열’까지 이준익 감독님과 함께 하셨어요. 배우는 선택받는 직업이잖아요. 다시 선택 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요?

A. 감독님 작품이라면 조연이든 단역이든 언제든 하고 싶었어요. ‘박열’을 준비하실 때도 ‘가네코 후미코’라는 역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그것을 감히 욕심을 낼 수가 없었죠. 저는 상업영화 쪽에서는 정말 신인배우잖아요. 그래서 제가 주연으로 발탁됐다는 이야기에 깜짝 놀랐어요. 감독님은 배우들이 준비해온 연기를 하는 것을 좋게 생각하세요. 감독님이 영화의 방향성만 잡으실 뿐이에요. 그래서 이제훈 씨나 저나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기 때문에 즐거운 작업이었어요.

Q. 언론시사회에서 이제훈 씨와 칭찬을 하기 바쁘더라고요. 현장에서 이제훈 씨는 어떤 배우였나요?

A. 누가 보면 짜고 치는 칭찬이라고 할 것 같아요. 하하. 제가 (이제훈의)팬이었어요. 처음부터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상대배우였어요. 이제훈 씨가 하는 ‘박열’을 빨리 보고 싶었어요. 정말 이 작품이 겹경사 같아요. 이제훈 씨는 상대 배우를 배려하시고요. 워낙 본인의 연기에 대해 욕심이 많고 준비를 많이 해오시기 때문에 저는 상대적으로 연기하기가 편했어요. 저절로 연기가 된다고 해야 하나요? 이제훈 씨를 통해 제 캐릭터를 더 다른 관점에서 볼 수도 있었어요.

Q. 첫 주연의 기쁨도 있겠지만 부담감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극을 잘 이끌고 간다는 부담감 같은 거요.

A. 부담감은 캐스팅 됐을 때부터 마지막 촬영날까지 컸어요. 근데 그것을 자꾸 생각을 하면 연기에 도움이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부담감을 안기 시작하면 더 보여줘야 할 것 같고 배우로서 뭔가 증명해내야 할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사실 ‘가네코 후미코’는 뛰놀 듯이 장면에 힘을 휘어잡는 부분도 많아요. 그래서 제가 부담감 때문에 작아지면 캐릭터와 멀어질 것 같았어요. 되도록 ‘주연’이나 ‘부담감’ 같은 것을 인식을 안 하려고 했어요.

Q. ‘가네코 후미코’는 한국어를 하는 일본 여성이다. 한국어를 너무 잘 해도, 못해도 안 되는 연기를 해야 했는데 어려움은 없었나요?

A. 감독님께서 어눌한 한국어지만 알아들을 수는 있어야 한다고 하셨어요. 그런데 무작정 어렵지 않았던 이유는 제가 일본에서 한인학교에 다녔기 때문이었어요. 친구들이 재일교포 2세, 3세들이 많아서 그 때 기억을 떠올리며 연기를 했었어요. 옛 추억도 생각이 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말을 하는 제 자신이 어색할까봐 가장 걱정스러웠어요. 익숙해지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마치 사투리를 배우는 것처럼 불편함이 없어지게 하려고 했어요.

Q. 가장 힘들었던 연기가 있었다면, 뭐가 있을까요?

A. 아무래도 감옥 장면이 아니었을까요. 보통 영화는 하루에 3~4씬을 찍어도 많이 찍는 건데 저희는 회차가 적어서 하루에 11씬을 찍었거든요. 감옥 씬은 거의 하루 만에 다 찍은 것 같아요. 실제로는 4년의 세월이고 영화 상에서는 1시간 분량 정도거든요. 이걸 허투루 찍었다가는 전개도 안 맞고 캐릭터 변화가 안 보일 수 있다는 생각에 신경이 많이 쓰였어요. 재판정에서 선고를 앞두고 ‘가네코 후미코’가 ‘박열’에게 사랑고백과도 같은 독백을 할 때는 신기하게도 제가 그동안 공부했던 ‘가네코 후미코’의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다 와서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아요. 제 마음을 한 줄, 한 줄 진정성으로 읊은 것 같아요.


Q. 배우가 되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나요?

A. 일본에서 한인학교를 다니며 한국무용이나 태권도를 배웠어요. 그 때 ‘심청전’을 연극으로 올렸는데 제가 ‘심청’을 맡았었어요. 무대에 올라가니 뭔가 좋았어요. 그 때 이후로 오랫동안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고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연극동아리에 들어갔죠. 중·고등학교 때는 공부를 많이 했어야 했고 이사를 많이 다녀서 연기를 할 수가 없었어요. 스무살 때부터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연극이나 영화를 조금씩 하면서 배우가 됐어요.

Q. 첫 작품을 기억하고 있으신지. 그 때 기분은 어땠어요?

A. ‘킹콩을 들다’요. 절대 잊을 수 없죠. 영화 연기를 처음 해보는 거라서 정말 잘 해보고 싶었어요. 예를 들어 데뷔를 하는 나이가 늦거나 꿈꾸던 작품을 들어갔다면 뭔가 ‘기적’이라는 생각을 했을 거예요. 그런데 ‘킹콩을 들다’를 지원할 때는 ‘에이, 내가 설마 되겠어?’라고 하다가 캐스팅이 된 거였거든요. 얼떨떨한 느낌이 더 강했어요. 그런데 그 영화를 찍으면서 잘해야겠다는 욕심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무작정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화면 안에서는 독이 되더라고요. 게다가 결과물도 좋지 않고요. 그 동안 저는 계속 잘했다는 말만 들었는데 ‘킹콩을 들다’에서는 잘했다는 말도 못 듣고 NG도 참 많이 냈어요. 그래서 재기를 위해 단편영화를 찍기 시작했어요. 2010년에 단편영화를 찍으며 박정민 씨도 만났어요. 단편영화를 찍으니 자신감이 생겼어요. 또 친구들과 시나리오를 쓰고 그걸 영화로 만들기도 했었어요. 그러다 보니 영화문법도 습득하고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하는 것도 편해진 것 같아요.

Q. 아무래도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하는 것과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은 다르겠죠.

A. 정말 달라요. 저는 사실 ‘동주’를 찍기 전에는 영화와 무대 연기를 오갔었어요. 아직도 연극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거든요. 그래서 올해 말이나 내년 쯤 연극 무대에 서고 싶어요. 꼭 하고 싶은 작품이요? ‘어거스트 : 오세이지 카운티’를 해보고 싶어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어요. 메릴 스트립과 줄리아 로버트가 나왔었는데 저는 이 연극을 여배우들이랑 만들고 싶은데 아무래도 무대는 배우만 있다고 완성되는 게 아니니까요.

Q. 같이 호흡하고 싶은 배우가 있어요?

A. 저는 한예리 선배요. ‘박열’ VIP 시사회에 오셨는데 ‘나중에 작품 한 번 하자’고 하셨어요. 제가 한예리 선배 팬이었어요. 작품도 대부분 다 보고요. 어찌 보면 한예리 선배와 저는 발자취가 비슷해서 더 눈길이 갔어요. 심은경 씨도 궁금해요. 저보다는 어리지만 연기 활동을 보면 개성 있는 연기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의 연기관이나 방향이 궁금하기도 해요.

Q. 듣고 보니 다 여배우네요? 사실 모든 여배우들이 함께 하고픈 마음이 크더라고요.

A. 이준익 감독님이 ‘네가 시나리오 써 와. 그러면 내가 연출 할게!’라고 하셨어요. 공공연히 이렇게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감독님이 딴 말 못하실 겁니다. 하하. 그리고 제가 ‘사도’에 나오신 전혜진 선배님과 박명신 선배님과 잘 알고 있는데요. 그 분들과 함께 뭔가를 하면 좋을 것 같다고 이준익 감독님께 말씀 드렸더니 ‘그러니까 네가 써!’라고 하시더라고요. 하하.

Q. ‘박열’을 보고 나면 최희서가 기대되는 배우로 떠오를 것 같아요. 유망주가 될 것 같은 기분인데.

A. 너무 불안해요. 다른 작품에서 실망시킬까봐서요. 어렸을 때부터 주인공을 많이 맡았다면 이런 관심이 정말 좋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데뷔한지 9년차가 됐고 제 연기에 대해 호불호 반응을 많이 들어왔거든요. 물론 뒤늦게 주연이 돼서 이런 관심과 주목을 받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만큼 제게 무게도 많이 실리는 것 같아요.

Q. 연기를 시작하면서, 선택에 후회한 적은 없었어요?

A. 연기에 대해서는 후회를 해 본적은 없어요. 어떻게 보면 배우가 되고 연기를 할 거란 자신감은 쭉 있었던 것 같아요. 아직 보여드리지 못한 게 많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물론 부족하다는 말도 많이 들었지만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았던 이유는 제가 이 일을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더 버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인정받지 못한 시간에도 저는 즐겼어요. ‘아무도 날 안 보니 내가 날 찍어야겠어’라며 집에서 혼자 카메라로 영상을 찍고 업로드 한 적도 있고요. 이러한 모습을 보면 연기를 해야 하는 지 여부에 대해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Q.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요?

A. 저는 아무래도 ‘동주’와 ‘박열’을 이준익 감독님과 하면서 욕심이 생겼어요. 다작 욕심이 아닌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욕심인 거 같아요. 얼마나 많은 작품을 더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차기작이 마음에 와 닿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어요. 남다른 의미의 작품을 하면 제 흔적도 의미 있지 않을까요.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방지영 기자 dorur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