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리뷰] “박봄 암페타민 밀반입 입건유예, 이례적”…‘PD수첩’ 의혹제기 (종합)

입력 2018-04-25 11: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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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봄 암페타민 밀반입 입건유예, 이례적”…‘PD수첩’ 의혹제기

투애니원(2NE1) 전 멤버 박봄의 마약류 밀반입 입건유예 건이 약 4년 만에 재조명돼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방송된 MBC ‘PD수첩’의 ‘검사 위의 검사, 정치 검사’ 편에서는 2014년 6월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박봄의 마약류 밀반입 입건유예 건에 대해 다뤄졌다.

‘PD수첩’ 제작진에 따르면 박봄은 2010년 미국에서 암페타민 82정을 밀수입했다가 입건유예 처분을 받았다. 암페타민은 각성제 중 하나로 피로와 식욕을 낮추는 약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 즉 마약류로 분류되어 허가를 받지 않고 복용할 경우 국내에서 불법이다.

박봄은 당시 우울증 치료가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에서 대리처방을 받고 그 약을 다른 사람이 받았다는 점, 젤리류로 둔갑시켜 통관절차를 밟았다는 점들이 있었음에도 검찰은 박봄을 입건유예 처분했다.

당시 박봄의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인 양현석은 “하루아침에 마약 밀수범이 된 바보 같고 친동생 같은 박봄을 가만히 곁에서 지켜만 보는 일은 내게 최선은 아닌 듯하다”며 “(박봄은) 불행히도 같은 경기 도중 친한 친구가 사고로 세상을 떠나게 된 것을 직접 목격하게 됐고, 그 이후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충격과 슬픔에 빠져 힘든 시절을 보내게 됐다. 또 수년간 정신과 상담과 심리 치료를 함께 병행해 왔으며 미국의 유명한 대학 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해주는 약을 꾸준히 복용해 왔다고 한다”고 박봄 대신 해명했다.


그러면서 “박봄은 꾸준히 미국 대학 병원에서 정식으로 처방받은 약을 수년간 먹어왔다”며 “바쁜 일정으로 미국에 갈 수 없게 되자, 박봄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같은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우편으로 전달받는 과정에서 국내에는 금지된 약품으로 세관에서 문제가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현석은 “미국 대학 병원 측으로부터 박봄의 지난 몇 년간의 진단서와 진료 기록 처방전 등을 전달받아 조사 과정에서 모두 제출했다. 모든 정황과 증거가 인정되어 무사히 마무리가 된 일”이라고 해명했다.

이런 양현석의 주장에 배승희 변호사는 “(박봄이) 대리처방을 받았고, 젤리로 보이기 위해 통관 절차를 했다는 점을 보면 치료 목적이었다는 부분은 일반적인 사건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박봄과 유사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태도와 처분은 달랐다. 입건 유예한 박봄과 달리 비슷한 시기에 치료를 목적으로 암페타민 29정을 국내에 반입한 S회사 직원은 구속 기소됐다.

너무 다른 검찰의 처분이다. 이를 두고 과거 마약담당 검사였던 조수연 변호사는 “입건유예는 말 그대로 입건도 안 하고 사건 번호도 안 집어넣었다는 이야기인데, 암페타민 82정을 몰래 가지고 들어오다가 적발된 케이스를 입건 유예하는 것은 정말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드시 입건해서 말 그대로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으면, 그래도 구 공판을 해서 최소한 집행유예정도는 받게끔 하는, 구속은 아니라 하더라도 그게 아마 정상적인 사건 처리였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PD수첩’에서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한 ‘봐주기 수사’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김학의 전 차관은 박봄의 마약류 밀반입 입건유예 건 수사를 맡은 인천지방검찰청의 당시 지점장으로 재직 중이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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